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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남문제에 관한 「드골」발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약 20일간 예정의 아·아순방도상에 있는「드골」불란서 대통령은 1일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에서 월남 문제에 관한 중대발언을 했다. 즉 그는 한 군중대회에서의 연설을 통해 월남 문제에 관한 협상의 실현은 미국이 적절하고도 한정된 시기에 미군을 월남에서 철수시키기로 결정하고 공약하는데 달려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프놈펜」에 도착하기 전에 이미 「이디오피아」 황제와의 공동성명에서 월남문제에 중대관심을 표명했던 그는 계속해서 「제국민에게 그들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하게 한다는 이념으로 되돌아 갈 것」을 호평하기도 했다.
이상 두 가지 골자로 이루어지고 있는 그의 월남문제에 관한 「프놈펜」 발언은 미리부터 예상된 바이었긴 했지만 다른 그의 말대로 협상의 기운이 성열 되지도 않고 있는 이 때에 굳이 그론 발언이 발하여졌다는 점에서 그의 발언은 그런 대로 문제 될만하다. 「드골」대통령은 지금까지 현금형세로 월남전쟁이 수단적 확대의 길을 더듬어간다면 미군의 월맹에 대한 진격은 불가피할 것이며 동시에 중공본토에 대한 폭격문제도 전쟁이론이나 전쟁기술상 자동적으로 고려될 수밖에 없다는 견해를 밝혀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그는 월남전쟁이야말로 세계의 가장 불행한 사태를 가져오게 할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는 전쟁이라고 지탄해 왔던 것이다.
물론 그러한 소신을 갖춘 그가 월남의 전화를 바로 곁에 하고 있는 「캄보디아」를 찾았던 만큼 위와 같은 내용의 발언을 하였다고 해서 별반 새로울 것은 없다. 더욱이 「캄보디아」의 중립뿐 아니라 전 인지반도의 중립유지를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해온 그가 「프놈펜」에서 한 발언은 놀라울 것이 없다할 것이다.
그러나 제21차 「유엔」총회의 개막을 눈앞에 한때에 지난 6월, 「모스크바」 방문에서 동서구라파긴장완화란 과제로 그대로의 정치적 포석을 마쳤던 그가 다시 세계적 현안인 월남에 그와 같이 발언하였다는 것은 결코 간과될 수 없는 문제인 것 같다. 물론 세계정치에 용훼해들여는 전통적인 집념 때문에 가장 극적인 효과를 노렸을 지도 모르는 그의 발언은 국가들에서 냉대를 받았다.
그러나 한 서방의 국가원수가 민족자결의 형태로 해결될 수 없는 성격으로 이미 오래 전에 발전해버린 월남전쟁을 새삼스럽게 공산주의자들이 노리는 전술을 쫓아 명분뿐인 민족자결원칙으로 해결하자고한데 대해선 우리로서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또 누가 보기에도 오늘의 월남전쟁은 어떤 성명이나 규탄으로 해결될 성질의 것이 아니다. 오직 실천적 해결의 태도만이 월남문제를 푸는 열쇠가 될 수 있다. 아무도「드골」불란서 대통령의 「프놈펜」발언이 구체적인 효과를 가져오리라고 기대하진 않지만 그래도 우리는 우리와 친열한 한 서방국가의 원수가 한 발언에 실망을 하게되었다는 것을 크게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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