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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명 다친 공포의 유성…100년에 한 번꼴 확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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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러시아를 강타해 1200여 명을 다치게 한 유성 폭발의 위력이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30배가 넘는다는 미 항공우주국(NASA) 분석이 나왔다. 이와 함께 이를 능가할 위력을 지닌 소행성이 지구 주변에 수천 개나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NASA는 15일(현지시간) “러시아에 피해를 입힌 유성의 폭발력은 500㏏(1㏏은 TNT 1000t 폭발력)으로 추정된다”며 “이 정도 위력의 폭발이 일어날 확률은 평균적으로 100년에 한 번꼴”이라고 밝혔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위력은 연구기관에 따라 12~16㏏으로 본다. 이번 유성의 폭발력이 최소 31배 이상 강력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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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 대기권으로 진입한 유성은 15일 오전(현지시간) 러시아 첼랴빈스크시 20㎞ 상공에서 공중 폭발했다. 이 때문에 발생한 충격파로 건물 4000여 채가 파손되고, 축구장 20개 넓이의 유리창이 부서졌다. 피해액은 10억 루블(약 358억원)로 추산됐다. 부상자 1200여 명 대부분은 유리조각에 다쳤다. 유성 폭발이 높은 고도에서 이뤄져 피해가 그나마 적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러시아 당국은 16일 운석이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체바클 호수에 다이버들을 투입해 운석 잔해 탐색 작업을 벌였지만,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비슷한 시기에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쿠바에서도 유성우와 비슷한 현상이 목격된 것으로 확인됐다. AP통신은 “샌프란시스코만 상공에서 15일 밤 밝은 섬광을 봤다는 목격자가 여럿 나왔다”고 전했다. 앞서 12일에는 쿠바에서 밝은 빛이 스치더니 큰 폭발음과 함께 창과 벽이 부서졌다는 목격자들의 증언을 다수의 지역 언론이 보도했다. 한 목격자는 “태양보다도 더 큰 빛이었다”고 말했다.

 AP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유성이 지구와 충돌하는 빈도는 한 해 5~10차례 정도라고 보도했다. 미 CNN 방송은 지구상에는 우주에서 떨어진 잔해로 인해 생긴 큰 구멍이 170여 개나 되지만, 이번 유성처럼 인명피해를 낸 일은 매우 드물다고 전했다. 또 NASA를 인용해 ‘지구에 위협이 될 만큼 크고 가까이에 있는 소행성’의 숫자가 4700개라고 설명했다. 이는 직경이 100m보다 크고, 지구에서 800만㎞ 안에 있는 소행성을 의미한다. 직경 40m의 소행성이 지구에 부딪칠 경우 충격은 3Mt(1Mt은 100만t) 핵폭탄 폭발과 같다는 것이 NASA의 설명이다.

 CNN은 러시아의 유성 피해를 통해 위협적 소행성에 대한 탐지 연구가 미흡하다는 점이 입증됐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는 “‘킬러 소행성’을 찾아내려는 이들의 노력은 과학계에서 수십 년 동안 비웃음거리였지만, 이번 사건이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실리콘밸리의 젊은 기업가들이 벌써 위협 소행성 감지 및 파괴를 위한 연구에 수백만 달러씩 쏟아붓고 있다”고 소개했다.

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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