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입성, 지금이 기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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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주기자] ‘위기가 기회’라는 말 많이 하죠. 요즘 서울 강남권 3구 주택시장을 중심으로 이런 주장이 솔솔 나옵니다.

사실 강남권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은 지역입니다. 5년 새 집값이 수억원씩 떨어지고 거래도 끊겼죠. 한마디로 위기입니다.

랜드마크로 손꼽히던 단지들은 수억원씩 몸값이 떨어졌습니다. 조인스랜드부동산 조사에 따르면 강남 아파트값은 2010 2(3.3㎡당 3432만원) 이후 몸값이 가장 낮습니다. 강남 아파트 시세는 현재(2월 초 기준) 3.3㎡당 2910만원입니다.

집주인들 입장에서는 속상한 일이지만 반대의 경우는 어떨까요. 그간 강남권에 집을 사고 싶어도 비싼 가격에 엄두를 못냈던 주택 수요자라면 기회도 이런 기회가 없습니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2단지 61㎡형(이하 전용면적) 2009 2 14억이었던 몸값이 3억5000만원 떨어져 10억5000만원선입니다. 시영아파트 51㎡형도 같은 기간 시세가 30%(1억8500만원떨어져 6억1000만원에 매물이 나옵니다.

서초구도 분위기는 비슷한데요, 서초구 방배동 경남 142㎡형은 25625만원 빠진 113250만원선이고 삼호2 178㎡형도 17500만원 떨어져 104500만원선입니다. 이들 단지는 평균 15% 정도 값이 하락했습니다.

4년새 가격 20% 이상 내려 자금 부담 줄어

경매시장 문을 두드린다면 비용을 더 아낄 수 있습니다. 현재 강남권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70%선입니다. 시세의 70% 정도면 살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지난달 경매에 부쳐진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2 163㎡형은 낙찰가율이 64.65%입니다. 119610만원에 팔렸습니다.

타워팰리스3차 전용면적 163㎡형은 최초 감정가가 25억원이었지만 최근 16억원에 낙찰됐습니다. 낙찰가율이 66%에 불과합니다. 서초구 롯데캐슬스파 전용 194㎡ 물건은 낙찰가율 61% 10억원에 팔렸습니다.

자금 부담이 줄어든 데다 최근 시장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습니다. 재건축 시장에 훈풍이 불면서 호가도 꿈틀거리고 있거든요.

개포지구 주공3단지 36㎡형은 올 들어 호가가 4000만원 정도 올라 56000만원선입니다. 아직까지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2월 들어 84㎡형 호가가 2000만원 정도 올라 72000만원선입니다.

경기 침체, 서울시 출구전략, 조합원간 갈등 등으로 사실상 재건축 사업이 멈춰 있던 단지들이 재시동을 걸면서 분위기가 좋아진 영향입니다.

서울시의 방침과 절충한 사업계획안을 만들고 조합원간 의견 조율로 속속 조합 설립에 나서고 있거든요.

이쯤 되니 ‘지금이 강남 입성 기회’라는 주장이 솔솔 나옵니다. 평소 강남권에 집을 장만할 계획이 있었다면 분명 눈을 크게 떠야할 시기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 분위기 괜찮나? 한번 사볼까?’라는 생각은 위험합니다. 재건축 시장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착공까지 과정이 녹록치 않습니다. 조합설립 후에도 착공까지 3~4년은 기다려야 합니다.

아직까지 경기가 전체적으로 침체해 있는 것도 고려해야 합니다. 집값이 많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더 떨어질 수도 있으니까요. 쉬워진 수능, 혁신학교 등으로 학군파워가 이전만 못하다는 것도 감안해야 겠습니다.

특히 경매에 나오는 물건은 대부분 중대형이거나 고가 아파트가 많습니다.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고 하지만 10억원을 웃도는 경우가 많죠. 고가 아파트는 아직까지 거래가 힘들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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