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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보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 『어머니, 제가 알아서 처리 하겠읍니다. 너무 걱정마세요』-며칠 전 서울에 가있는 딸애에게 혼인문제로 펀지를 했더니 답장이 왔다. 그저 어리기만 한 줄 여겼던 딸애에게서 의젓하고 의미있는 펀지를 받고보니 의의로 놀라움과 허전함이 엇갈려 온다.
○…다음순간 이제는 그애도 어엿한 대학 졸업반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어쩌면 있을 법한 일이라고 생각되면서도 허탈감 같은 것에 맥이 탁 풀린다.
○…어떻게 생긴 사람일까? 무얼하는 사람일까. 유행가에 나오는 귀절처럼 궁금증으로 번져온다. 어린애로만 여기던 딸의 애인. 사랑하는 딸이 제 스스로 선택한 청년. 마침 좋은 인편이 있어 여름철에 좋다는 푸성귀랑 장조림등 밑반찬을 걷어 꾸리면서도 종잡을 수 없는 마음을 어절 수가 없다. 분명 기쁨같은 것이, 그리고 걱정스러움과 허전함이 딸의 웃는 얼굴에 겹쳐 어른거린다. 딸은 이런 사연들을 남기면서 엄마의 품을 뗘나버리는 것인가 .<김명우·강원도원주시당구등 창신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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