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기업체들|「랭킹」과 경기 진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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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세계에서 제일 크고 또 가장 많이 돈을 벌고 있는 기업체는 어느 나라의 무슨 업체일까? 모든 생산 활동이 엄격하게 국가의 계획·통제하에 놓여있는 공산권을 제의한 자유 세계 각 국은 정도의 차는 있지만 모든 분야의 산업이 개인 기업의 창의와 경쟁으로 영위되고 있다. 또 그것이 오늘날의 자본주의 경제 번영의 기본이기도 하다. 여기서 큰 업체란 고정 자산을 두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얼마나 많이 물건을 만들어 팔았고 수익을 얼마만큼이나 올렸느냐는 것.
이런 거대한 굴지의 기업들의 국가별 수와 업종을 살펴보면 세계 경제를 좌우하는 나라들의 동태와 그들을 중심으로 한 세계 경제의 변천, 또 그들 선진국 국민들의 소비「패턴」이 변화해 가는 모습을 엿볼 수가 있다.
지난 64년도를 기준으로 전문지 「포춘」이 집계 수록한 것을 보면 세계 「랭킹」 제1위의 「매머드」 회사는 「제네럴·모터스」회사.
우리 나라에서도 고급 승용차로 알려져 있는 「캐디락」 「비크」 등 「세단」을 비롯해서 「지·엠·시·트럭」 등 각종 자동차를 만들어 팔고있는 이 회사는 1년 동안 판매고가 1백69억9천7백만불이고 순 이익도 자그마치 17억3천4백만불.
어마어마한 이 실적을 우리 나라 예산과 비교해보면 그 크기가 실감 있게 짐작이 간다. 국회에 제출될 우리 나라의 내년도 예산안은 그 규모가 1천6백30억원. (정부안) 따라서 「제네럴·모터스」는 우리 나라 전체 살림살이의 약 25배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고 제 경비를 제한 순이익만 해도 2배가 훨씬 넘으니 입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두 번 째가 유류 생산 업체인 미국의 「스탠더드·오일」회사. 미국의 거부인 「록펠러」 가족들이 관계하는 이 회사는 판매고가 1백8억1천4백만불에 순이익을 10억5천만불을 올렸다.
미국의 「포드」자동차, 영국과 화란의 합병 회사인 「로얄·더츄·셀」 유류 회사가 그 뒤를 이어 각각 3, 4위.
64년은 근래에 드물게 전 세계가 호경기를 기록한 해였다.
미국 하나만 보더라도 굴지의 5백개 회사가 올린 총 판매고는 전년에 비해 약 9%가 올랐고 「톱」을 달리고 있는 「제네럴·모터스」를 비롯해서 10억불이 넘는 판매고를 「마크」한 회사가 55개나 된다.
이들은 63년도보다 16%나 순이익이 증가, 호경기를 즐기고 설비 투자도 늘어 고정 자산이 7%가 늘어 총액이 2천2백40억 불에 달했다.
미국 경제의 대외 무역 의존도가 약 5%라는 것을 볼 때 그 크기와 폭을 알 수가 있다.
이 실속 분류에는 또 한가지 각 업체들의 두드러진 부심이 별로 없는 것이 특색이다. 다시 말하자면 모두 고르게 발전을 몇해째 계속하고 있다는 것이며 주목할 만한 것은 63년도에 18위에 있었던 「아이·비엠」 회사가 이번엔 일약 9위로 올라선 것.
때는 바야흐로 전자계산기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 바로 세계 굴지의 「메이커」인 이 회사의 약진으로 보증되고 있다.
미국을 제외한 다른 선진국들은 어떤가? 그들은 판매고의 증가율의 면에서 볼 때 오히려 미국을 능가, 약 12%를 기록했다. 「포춘」지는 미국을 제외한 17개국의 기업체 중에서 가장 큰 2백개의 회사의 실적을 수록하고 있는데 그 중의 1위는 앞서 지적된 「로열·다치·셀」회사.
10억불이 넘는 판매고를 기록한 회사가 21개이고 자동차「메이커」가 다섯, 유류 둘, 전기기구, 식품공업, 화학공업, 제철 등 다양하다.
17개국 2백개의 기업체 중 영국이 56개를 차지하여 계속 상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일본이 34개로 2위, 독일이 32개로 3위를 점하고있다.
그 밑의 순서는 불란서 「캐나다」 이태리 「스웨덴」 서서.
일본의 가장 큰 업체는 전기기구 「메이커」인 「히다끼」, 순위가 16위이고 다음이 19위의 「미쓰비시」중공업 모두 10억불이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이와 같은 기록인 세계 경기의 배경엔 62년 말부터 시작된 1차 산품의 가격 상승에 반영된 저개발 국가들의 외화 보유 즉 구매력의 증가와 공업국들의 수입 증대에 힘입은 전 세계적인 무역의 확대가 있다.
미국의 국제수지의 악화, 영국의 「파운드」화의 불안, 이태리의 경기 후퇴, 불란서의 생산 정체 등 64년 중에 불안한 요소가 있기는 했지만 경기의 실체 면에선 미국·독일·영국의 3대 공업국에서 경제 확대가 계속된 데 힘입은 것이 컸기 때문이다. (이광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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