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체 목욕자들에 한마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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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찌는 듯한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산으로 바다로 또는 서울 근교에 있는 유원지 등지에서 시원한 바람과 차가운 물로 더위를 잊으며 한여름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이렇게 여름을 보낼 수는 없다. 그보다도 이처럼 한가롭게 여름을 보내는 이들은 극히 소수에 불과할 것이다. 요즘 서울의 중심가에서 좀 떨어진 변두리로 나가보면 개천이 많다.
더위를 견디다 못해 사람들은 이 물 속으로 뛰어든다. 어린이의 경우는 별문제라도 어른들의 경우는 정말 꼴불견이다. 기껏 무릎밖에 차지 않는 물에서 완전 나체가 된 채 잠시나마 더위를 피할 수 있다는 쾌감(?)에서인지 껄껄거리며 야단이다. 산으로 바다로 갈 수 없는 형편이야 동정이 가지만 그렇다고 이건 너무 심하다. 그뿐 아니라 밤에는 동네여인까지 나체로 끼어든다. 달밤이면 이런 꼴이 그대로 드러나는데는 정말 질색이다. 부근 다리 위에서는 동네 어린이들이 이 광경을 보고 이상한 쾌감을 느끼고 있다.
아동교육상 도시 미화상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이처럼 도의정신이 땅에 떨어져서야-어른들의 자각 있길 바란다.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166 김화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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