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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출전국 전력분석 A조, 덴마크

중앙일보

입력

'안데르센과 인어공주'의 나라 덴마크는 유럽 북부에 위치한 입헌군주국이다.

연속 2회, 사상 3번째로 월드컵축구대회 본선에 진출한 덴마크의 축구역사는 10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세계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불과 80년대였다.

첫 본선무대였던 86년 멕시코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스코틀랜드, 우루과이, 서독을 차례로 꺾고 16강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고 유고의 대타로 나선 92년 유럽선수권에서는 독일을 물리치고 우승했다.

이어 지난 프랑스대회 때는 나이지리아를 누르고 8강에 오르면서 유럽의 강호로자리 매김했다. FIFA 랭킹은 17위. 인구가 고작 533만명인 소국이지만 12개 구단이 참가하는 프로축구 리그를 열만큼 축구에 대한 열정은 높다.

유럽지역 예선 C조에서 체코, 불가리아 등 전통의 강호를 밀어내고 조 1위를 차지하며 본선에 직행하게 된 배경에는 주전 대부분이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등 유럽의 빅리그에서 뛰고 있는 실력파들이 있었다.

예선 10경기에서 9골을 뽑아 내 유럽지역 최다득점을 기록한 에베 산(샬케 04),토마스 그라베센(에버튼), GK 토마스 쇠렌센(선덜랜드), 예스퍼 그뢴카에르(첼시),토마스 헬베크(AC 밀란), 마틴 외르겐센(우디네세), 욘 달 토마손(페예누르드) 등 명문 클럽 선수들이 '베스트 11'을 구성하고 있는 것. 여기에 지난해 유럽선수권 이후 스웨덴 출신 보 요한손 감독에 이어 지휘봉을잡은 모르텐 올센(52) 감독의 탁월한 지도력도 한몫했다.

그는 이런 능력을 인정받아 덴마크축구협회(DBU)로부터 2006년 독일월드컵까지 유임이 결정된 상태이다.

국가대표 수비수 출신으로 40세까지 선수생활을 한 올센은 A매치에 102번 출장해 딱 한번 경고를 받는 등 거칠지않은 두뇌 플레이를 펼쳤지만 독일의 FC 쾰른(1993-1995)에서 감독으로 있을 때에는 엄한 훈련탓에 '독일인보다 더 독일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선수 조련에는 일가견을 갖고 있다.

▲덴마크 전술과 기본 포메이션

덴마크는 '4-4-2' 시스템을 쓰면서 북유럽 스타일의 공격 방식을 구사한다.

즉 빈공간에 볼을 찔러 주고 양측면에서 돌파하며 센터링을 올려주는 '킥 앤드러시'가 주류를 이루고 미드필드에서부터 강한 압박을 하며 게임을 풀어간다.

몸싸움도 즐기지만 힘에 의존하는 전통 방식에서 탈피, 공수에 걸쳐 안정적으로 경기를 펼치는 게 특징. 부동의 투톱은 산과 토마손이며 외르겐센, 그뢴카에르가 공격형 미드필더를 담당하고 그라베센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는 가운데 최고참으로 주장인 얀 하이트체(PSV 아인트호벤)가 헬베크, 레네 헨리크센(파나시나이코스) 등과 함께 버티는 안정된 수비진은 덴마크의 또 다른 자랑거리. 이 같은 공수의 무게는 크로아티아가 지난 대회에서 4강 돌풍을 일으킨 것처럼덴마크를 '다크호스' 팀으로 만들기에 충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다만 비유럽팀과의 경기 경험 부족은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덴마크는 지난 91년 이후 지금까지 모두 127회의 A매치를 가졌으나 유럽을 제외한 남미, 아프리카 등타대륙 팀과의 대결은 22회에 불과했던 것.

▲이 선수를 주목하라

덴마크 전력의 핵은 단연 산이다.

183㎝의 키에 78㎏으로 탄탄한 체격의 산은 80-90년대를 풍미했던 라우드럽 형제의 계보를 잇는 덴마크 최고의 스트라이커이다.

유럽예선 최다득점자란 칭호가 말해주듯 골 결정력이 탁월한 산은 5세때부터 하순BK 클럽에서 축구를 시작, 92년부터 덴마크 드뢴드비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산은 '96-'97 시즌 덴마크 리그 득점왕에 올랐고 98년에는 드뢴드비의 덴마크챔피언십 3연패를 이끈 뒤 99년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 샬케04로 둥지를 옮겼다.

이적 후 물오른 득점력을 뽐낸 산은 2000-2001 시즌 22골을 기록, 쟁쟁한 스타들을 제치고 리그 득점왕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월드컵 지역 예선 성적

무패 성적(승점 22.6승4무)으로 본선에 합류한 덴마크의 출발을 그리 좋지 못했다.

체코와 불가리아의 틈새에서 조 2위라도 할 수 있을 지 염려될 만큼 지난해 치른 예선 3경기에서는 1승2무에 그쳤다.

그러나 올들어 산, 토마손 등 20대와 하인트체 등 30대들이 신구간 조화를 이루면서 지난 4월 몰타전 5-0 승리를 계기로 분위기를 바꿨고 이후 최대 승부처인 체코와의 2연전을 1승1무로 마감하면서 조 1위를 질주한 끝에 끝내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체코는 덴마크가 지난 9월 8차전에서 북아일랜드와 1-1로 비겨 역전의 가능성도 없지 않았으나 역시 같은날 치러진 8번째 경기에서 약체로 평가되는 아이슬란드에 3-1로 덜미가 잡혀 결국 승점 2점차로 2위로 주저앉고 말았다.

▲덴마크는 어떤 나라

인구 = 533만명
면적 = 4만3,094㎢
공용어 = 덴마크어
1인당 국민총생산 = 2만3,800달러
FIFA 랭킹 = 17위 (서울=연합뉴스) 박재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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