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의 가능성제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그중 젊은 연극인의 집단인 「제삼극장」은 지난해 「새우잡이」에 이어 이번에는 「카니벌수첩」을 상연함으로써 「뮤지컬」공연에 대한 도화선이 되어주었다. 「카니벌 수첩」은 여러가지 결점을 지녔다 하더라도 우리 극단에 「뮤지컬」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으로 해서 뜻이 컸다. 우리나라에도 「뮤지컬」이 싹틀 수 있는 토양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뮤지컬」이란 원래가 「매스·소사이어티」에 밀착하여 생성된 것이며 대중을 외면한 「뮤지컬」이란 일을 수 없다.
우리나라에도 「매스·소사이어티」에 밀착하여 생성된 민요가 있고 민화가 있고 또한 갖가지 「팝·송」이 있다. 여기 「뮤지컬」의 토양이 될 수 있는 풍부한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요즘 몇몇 극단에서 연극하는 사람들이 「뮤지컬」에 접근하려는 경향이 있고 「예그린」과 같이 음악이나 무용에 보다 많은 비중을 두고 「뮤지컬」에 접근하여가는 그런 두가지 흐름이 있다. 이와 같은 두개의 흐름이 하나의 점에서 서로 승화하여 화려하게 「스파크」할때 거기 비로소 「뮤지컬」의 새로운 「비전」이 전개되리라고 본다.
연극의 경우도 지난 30연대에 있어 동경유학생을 중심으로 한 선각자적 의식을 지닌 몇몇 개척자가 그 선봉에 나서 씨를 뿌렸지만 「뮤지컬」의 경우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이와 같은 의미에서 이번 「제삼극장 」의 「카니발 수첩」은 종전의 연극적 「뮤지컬」무대에서 한걸음 나아간, 그야말로 「뮤지컬」적 요소를 가장 많이 지닌 무대였다.
앞으로 남은 문제는 어떻게 대중 속에 뿌리를 박아서 보다 풍성한「뮤지컬」의 토양을 만들어 나가느냐에 있다고 하겠다. <박용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