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살해범, 고교때 母외도하자 아버지가…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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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전주 일가족 살해 사건의 범인인 둘째아들 박모(25)씨가 재산을 노린 범행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뉴스1이 보도했다.

뉴스1에 따르면 경찰은 아버지(51)에 대한 강박관념이 주된 범행 동기로 보고 있다.

8일 전주덕진경찰서에 따르면 박씨는 전날 현장검증이 실시된 이후 진행된 조사에서 12월 중순 아버지를 죽이고 싶은 마음이 처음 들었다고 털어놨다.

당일 아버지가 운영하는 콩나물공장에서 일을 하던 중 전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아버지로부터 심한 질책을 들었던데다 이후 공을 차러 가는 길에 또 다시 아버지로부터 인격적인 모욕감을 받았기 때문이란다.

이미 그 이전부터 박씨는 아버지의 권위적인 모습에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소령으로 예편한 아버지는 이미 어린 시절부터 그에게 고압적이고 권위적인데다 폭력적인 존재로 각인돼 있었다.

꾸지람은 물론, 폭행까지 늘상 있어 왔던 일이라고 그는 회상했다.

특히 고등학교 시절 어머니 황모(54)씨의 외도에 화가 난 아버지는 어머니는 물론, 자신에게 흉기를 들이대며 “죽여버리겠다”고 위협을 했다고 한다.

그 이후부터 아버지는 박씨를 어머니와 한 패로 인식하고 매사에 폭력을 휘둘렀다고 기억했다. 박씨는 어머니에 대해선 미안한 마음이 든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전날 현장검증에서도 그는 “어머니가 보고 싶다”며 울먹거렸다. 어머니는 1년 전쯤부터 심한 우울증을 겪었다고 한다.

2년 전 사기를 당한 이후부터 시작된 우울증이 그 무렵 절정에 달했다는 것이다. 그 무렵 어머니가 대출을 받은 액수는 3억2500만원 가량.

경찰은 실제 사기를 당한 액수는 그 이상일 것으로 예상했다. 또 매일같이 아버지와 심하게 다투고 나면 어머니는 박씨에게 “죽고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박씨는 “어머니는 사람처럼 사는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형에 비해 자신이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한다는 생각까지 들게 됐다고 한다.

박씨는 최근 어머니에게 사귄지 300일이 지난 여자친구(26)와 결혼을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지만 어머니로부터 “집에 빚이 4억원이나 있어 너에게 해 줄 게 없다”란 말만 들었다.

반면 박씨의 형(27)은 부모로부터 8000만원을 지원받아 지난해 말부터 프랜차이즈 식품 사업을 해 온 터였다.

결국 아버지가 원한의 대상인 상태에서 어머니는 살아야 할 이유가 없는 존재로 인식되자 결국 두 사람을 살해하기까지 이르게 됐다는 게 박씨의 주장이다.

실제 박씨는 지난달 8일 오전 2시께 보일러 연통을 뜯어 부모가 잠을 자고 있는 방으로 연기를 흘려 보내는 수법으로 부모를 살해하려 했다.

박씨는 당일 형이 외박을 한다는 사실을 접하고 범행을 실행에 옮긴 것으로 조사됐다.

즉 형은 범행 대상에서 제외했던 것이다.

박씨는 “이후 범행 대상에 형까지 포함시킨 것은 부모를 살해하고 난 뒤, 이럴 바엔 가족 모두가 살아 있는 것보다 죽는게 낫겠다 싶어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범행 직후부터 이날까지 집안의 재산규모에 대해선 전혀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확인된 집안의 재산은 동산과 부동산, 보험금 등 총 50억원 규모에 이른다.

최근 예금 잔고 7500만원 가량이 추가로 확인되기도 했다. 경찰은 이외에도 숨겨진 현금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조사를 마무리하고 박씨를 비롯해 증거 인멸을 도운 박씨의 외삼촌 황모(41) 경사, 이모씨(25) 등 친구 3명을 다음 주 중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박씨는 지난달 30일 오전 1시쯤 전북 전주시 덕진구 송천동의 한 아파트 3층 자택 작은 방에서 수면제를 탄 음료수를 아버지와 어머니 황모씨에게 마시게 해 잠들게 한 뒤 미리 준비한 연탄화덕에 불을 붙여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부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4시간 뒤인 이날 오전 5시쯤 이 집 안방에서 자신의 형을 같은 수법으로 살해한 혐의도 받고 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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