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없는 「갱」영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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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백주에 은행을 털면서도 무기를 하나도 쓰지 않는- 말하자면 가장 이상적인 「갱」 수법을 희극화해서 보여주는 「마르코·비카리오」 감독의 오락영화. 그러면서 돈에 대한 인간의 본능적 욕구를 재치있게 풍자하고 있다.
지능범 「필립·르로아」를 두목으로 미녀 「로사나·포데스타」까지 낀 7명의 「갱」단은 「개스」공사를 가장, 도로를 뚫고 「스위스」은행의 금괴를 털어낸다. 여기엔 각종 「레이더」 장치며 「콤프레셔」가 동원, 거의 「오토메이션」화한 작업이다.
그러나 천신만고끝에 훔쳐낸 금괴는 자동차사고로 「로마」 길복판에 쏟아져, 행인들의 아귀다툼만 일으키게 한다. 7명은 빈털터리가 된채 쓴 웃음을 지으며 다음 작업으로 들어간다.
너무 비현실적이라는 흠은 있으나 미국식 「갱」 영화에 비해 지극히 낙천적인 뒷맛을 남긴다.
그리고 특히 「아루만도·도로바이오리」의 배경음악은 「뮤지컬」적인 멋을 풍겨주고 있어 호감.
이태리 「아틀란티카·필름」 작품. 색채.
-명빈서-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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