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 시크릿] 자녀 맘 붙들고 절세 … 상속형 즉시연금, 일석이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5면

황보균
외환은행 선수촌지점 PB팀장

VIP고객들과 상담을 하면서 가정의 대소사까지 듣다 보면 세상이 나름대로 공평하다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된다.

 몇 달 전 상담을 한 고객이 떠오른다. 수백억원대 부동산을 가졌고, 자녀들은 모두 외국 유학을 마치고 전문직으로 일하며 결혼을 다 했다. 남들이 보기에는 마냥 행복만 가득해 보이는 가정이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상담할 때 눈물을 보일 정도로 낙심이 컸다. 자녀와의 관계가 소원해진 때문이었다.

 이런 불행을 막으면서 투자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보험을 활용하는 것이 좋은 방법일 듯하다. 일반인에게 보험은 단순히 10년 동안 유지하면 세금이 없는 비과세 상품 정도로만 인식되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보험의 다른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거액의 자금을 상속형 즉시연금에 가입하는 것이다. 계약자와 수익자는 부모로 하고 피보험자를 자식으로 하면, 부모가 생존해 있을 동안 매월 지급되는 돈을 부모의 생활비로 사용할 수 있고 사망 시 나머지 돈은 자녀들에게 상속된다.

 이게 과연 어떤 효용이 있을까. 상속형 즉시연금은 무엇보다 누구에게 물려줄 것인지 권한을 계약자인 부모가 쥐고 있다. 처음 계약을 할 때 피보험자를 자식으로 하더라도 나중에 계약을 해지하는 방식으로 수혜자를 바꿀 수 있다. 세상에 이런 식으로 자식의 마음을 붙들어두려는 부모가 몇이나 있을까만은, 정작 자녀들과 얼굴 대할 기회가 뜸해진 뒤에는 “이렇게라도 해 놓을 걸” 하고 생각하는 자산가들이 한 둘 아니다.

 즉시연금은 또 상속을 할 때 세금을 상당 부분 절감할 수 있다. 자녀가 넘겨받을 돈의 현재 액면 그대로가 아니라, 자녀의 남은 기대 수명에 따른 ‘미래 가치’로 금액을 할인한 뒤 세금을 물리기 때문이다. 즉시연금은 그야말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주는 상품인 셈이다.

황보균 외환은행 선수촌지점 PB팀장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