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기술 중국 '상륙작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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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애니메이션의 중국 시장 진출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최근 한국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회장 강한영) 는 중국 상하이 애니메이션필름스튜디오와 자매결연을 맺고 애니메이션 제작에 따른 정보 교류를 활성화하자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교환했다. 상하이 스튜디오는 명작 '피리부는 목동'을 만든 중국 최대의 애니메이션 제작사다.

양해각서 교환은 그간 업체별로 산발적으로 이뤄져왔던 합작을 본격적으로 추진하자는 일종의 '상견례'였다. 그런 가운데 두 업체가 중국과 합작 법인을 만들고 제작비를 투자받는 등 비교적 좋은 조건의 계약을 맺었다.

컬처901은 중국 왕사달그룹에게서 4백만달러(약 50억원) 를 투자받아 3D 애니메이션 '태양전'(사진) 을 만들기로 했다. 32부작 TV 시리즈인 '태양전'은 중국 삼황오제 시대를 배경으로 한 팬터지물로 제작 기간은 3년이다.

클레이 애니메이션을 주종목으로 하는 시작이미지네이션도 왕사달 그룹에게서 5백만달러(약 65억원) 를 투자받아 극장용 장편 '스탬퍼스(가제) '를 만든다. 제작 기간은 장편으로서는 좀 짧다 싶은 1년. '하벤' CF로 유명한 미국의 윌 빈튼 스튜디오 출신의 애니메이터 장 폴로(숙명여대 교수) 가 감독을 맡았다.

두 업체 모두 5대5 지분으로 베이징에 합작법인을 만들기로 했다. 이밖에 26부작 TV 시리즈인 '출동! 로봇브이'(캔도리비주얼아트) 가 중국의 국영방송인 CC-TV에게서 4억원을 투자받았으며 이밖에 협상을 진행 중인 곳도 많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중국은 투자를 통해 애니메이션 제작 기술을 수입하길 원하고 있다. 중국은 1990년대 중반부터 미국.일본 등이 총애하는 하청국가로 부상했지만 문화적 욕구가 증대함에 따라 여기에 머무르지 않겠다는 것.

합작이라는 형식을 빌려 한국으로 제작진을 파견,제작과정을 견학하면서 기술을 배우겠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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