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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무세제세탁기술 NT인증은 적절

중앙일보

입력

합성세제를 쓰지 않고도 세탁할 수 있다는 무세제세탁기가 작은 파장을 몰고 오는 것 같다. 수십년간 몸에 밴 우리의 세탁문화를 바꾸자고 하는 제품이니 그럴만도 하다.

이와 관련하여 이덕환 교수가 중앙일보에 게재한 '신기술도 과학적이라야'라는 글을 읽고 이 업무를 담당한 사람으로서 李교수가 무세제세탁기술에 대하여 마치 정부가 근거도 없이 세계 최초와 친환경적이라는 미사여구만으로 신기술임을 인정하여 NT를 주었다고 호도하는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李교수는 이와 같은 글을 쓰기 전에 충분한 사전조사나 검토를 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몇가지를 지적하고자 한다.

李교수는 작동원리도 알 수 없으며, 세탁기의 성능을 비교시험한 TV프로그램도 엉성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서 신기술도 아닌 하찮은 기술에 무슨 비밀이 숨어 있는 양 신기술 인증을 해준 정부는 더더욱 잘못됐다고 질책하고 있다.

여기에서 우리는 李교수에게 무세제 세탁기를 직접 사용해보거나 과학적으로 검증을 해본 적이 있는지, 이 기술에 NT마크를 준 절차와 근거에 대하여 직접 확인해 본적은 있는지 묻고싶다.

물론 기술은 과학적이라야 한다. 신기술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과학적이라는 말은 개발한 기술의 원리를 학술적.이론적으로 밝히는 것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과학적인 방법으로 실용성을 검증하여 상품화할 수 있는 기술인지 평가하는 것이 중요할 때도 있다. 李교수나 우리 모두가 잘 알다시피 세탁기술 자체만 보더라도 잿물.비누 등이 먼저 개발되어 사용되고 그 후 이를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이 정립된 것이 아닌가?

처음 잿물을 빨래에 적용한 기술도 그 당시로는 이론정립 여부를 떠나 당연히 신기술로 인정받아야 마땅한 것이 아닐까?

NT인증은 인증제도의 취지나 목적이 개발기술의 실용화를 촉진하여 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데 있기 때문에 이론적 근거를 규명하기보다는 과학적인 절차를 거쳐 그 효과를 입증하는 것을 더욱 중요시하고 있다. 만약 기업이 꺼려하면 개발기술의 노하우를 굳이 캐묻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번 무세제세탁기술의 NT인증평가는 전기분해의 원리를 이용하여 세탁수를 제조하는 점을 감안하여 세제업계는 물론 전기분해전문가, 세탁효과 평가기관의 전문가 등이 위원으로 참여하여 수차례의 논의를 거쳐 검증방법부터 마련하고 현장에서 철저한 시험평가를 거친 것이다.

위원회에서는 세계표준시험방법에 따라 국제공인오염포로 전문가가 직접 시험한 후 세탁효과가 양호하고 환경오염이 적은 것으로 평가하여 신기술을 인정하였다.

국내의 권위있는 전문가들이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절차를 거쳐 검증한 기술을 李교수와 같이 직접 검증해 보지 않은 분이 혹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무세제세탁기술은 이미 미국에서 특허를 받았으며, 60여개국의 PCT심사에 통과하였다. 또한 미국 GE, 일본 마루베니상사, 독일의 AEG 등 세계 굴지의 기업에서는 무세제세탁기 관련기술의 구매에 매우 적극적이라고 한다.

지금 우리는 국제특허를 취득하고 세계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작은 벤처기업이 땀흘려 개발한 기술에 대하여 격려하고 보다 더 진보된 기술로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때라고 본다.

韓愛蘭(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 공업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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