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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의 교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진부한 얘기지만「이집트」의 문명은「나일강」의 범람에서 생겼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말하자면 강물을 다스리기 위해 천문·측량·토목술 같은 것이 발달했고 거기에서 기하학과 물리학 그리고 천문학이 싹트게 되었다는게다. 해마다「나일」강이 범람해서 홍수가 일어난다는 것 은 분명히 불행한 일이다. 그 만큼 자연혜택을 받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불행, 그런 자연의 악조건이 드리어 위대한 인간문명을 만들게한 전독위약의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인간과 짐승의 자리가 바로 거기에 있다. 짐승들은 환경에 순응 할 수밖에 모른다. 마치 한애계의 수은 왕처럼 외계의 조건에 따라 상승 하강할 뿐이다. 인간은 불행을 행복으로 학조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하나의「문명을 가진 동물」 로 맹세하고 있다.
한국의 강하도 범람해 왔다. 역사상 많은 홍수의 재화를 겪었고 지금도 또 겪고 있다. 그런데 홍수의 비극은 있어도 그 비극을 초극하기 위해 토목 술이나 물리학이 발달했다는 소식은 없다. 「비야비야오지마라. 우리누님 시집 갈 때 가마꼭지 물괸다] 라는 민요나 부르면서 하늘에 하소연하는 것이기 것이었다.
중부지방에 집중폭우가 퍼부었던 지난15일 하루동안에 1만7간여의 이재민을 냈고 수많은 집이 침수되었다. 수도서울은 교통이 두절되었다. 축대가 무너졌다. 하수도가 막혔다. 사태가 지고 길이 끊기었다. 2백27「밀러」의 비에도 서울은 거의 무방비 상태였다. 우리는 하늘을 윈망 할 것인가? 폭우의 탓으로 모든 것을 물리고 말 것인가? 우연한 재화, 갑작스러운 천변 이라고 놀랄 것인가? 언제부턴가 홍수가 나기만 하면 거족적으로 의연금을 거두고 이재민을 돕는 아름다운인정이 있었다.
그러나다시 그런 불행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거족적인 치산치수를 다짐하는 일은 없는 것 같다. 이번 폭우는 우리에게 불행만 던져준 것은 아니다. 많은 교훈을 주었을 일이다. 살림공사, 엉터리감시시설에 철퇴를 가한 것이다. 불행은 문명의 어머니…홍수를 향해 울고 만있을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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