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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색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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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여름철로 접어들면서 서울 시내의 수많은 얼음 과자 집이 경고 처분을 받았다. 대장균을 비롯한 세균이든 「아이스케이크」를 만들어 팔았기 때문이다. 요즘 한창인 「아이스케이크」란 전혀 영양분이 없는 백해무익한 것. 인공 감미료, 인공색소, 인공 향로를 써서 보기엔 그럴듯하지만 세균까지 우굴우굴하다니 배탈나기만 쉬울 따름이다. 만약 세균 걱정은 안 해도 좋은 믿을만한 제품이라면 아무 색도 넣지 않은 흰 것을 먹는 게 좋다.
시장에 나간 주부들은 될 수 있으면 노란 「다꾸앙」을 사려고 하고 어린이들은 흰 사탕보다는 빨갛고 파란 놈을 더 좋아한다.
그러나 「먹음직스럽게 생긴 것」이 실제로는 우리 건강을 더 해칠 염려가 많다. 우리들의 식생활은「살기 위한」것에서 「즐기기 위한」것으로 바뀌었고 그에 따라 오늘날의 식품은 빛깔과 향미 등이 아름답게 돼 가고있다.
식품이 대량 생산되어 갈수록 천연색소만으로는 충분치 않게 되어 값싼 인공색소가 음식물에 쓰여지게끔 되었다. 오늘날 인공색소는 석탄에서 빼낸 「탈」색소를 중심으로 3천종이 훨씬 넘으며 이들을 적당히 사용하여 우리 생활은 보다 화려하게 장식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색소는 대부분이 사람의 몸에 대해 독성을 갖고 있다. 그 독성은 금방 눈에 띄게 나타나는 것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오랫동안 먹게 되면 암을 일으키는 수도 있다.
세계 각국은 절대로 인체에 해가 없는 인공색소를 수십 종씩 골라 식용 색소로 사용을 허가하고 있고 우리 나라도 외국의 예를 참고하여 약 20종의 식용 색소를 정해놓았다. 이 법정 착색료는 당장에 해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많이 먹어도 해롭지 않아야 한다. 패전직후까지 일본에서 식용색소로 허가하여 「다꾸앙」을 노랗게 하는 약으로 써온 「오라민」이란 인공색소는 그후 암을 일으킨다는 것이 드러나 사용이 금지됐다.
우리의 경우 인공색소가 국민 건강을 얼마나 해치고 있는지 예측하기조차 어려운 형편이다. 제품의 사후 분석으로 식용색소의 사용 여부를 가려낼 만큼 행정력이 강력하지 못한 때문이다. 이틈을 타서 악질 업자들은 보다 값싼 유독성 인공색소를 써서 식품을 「먹음직스럽게」 만들어 팔고 있다. 암을 일으키건 말건 「다꾸앙」은 노랗기만 하면 되고 사탕·과자·「 아이스케이크」와 「주스」는 화려한 원색으로 채색되고 있다.
겉보기엔 모두 먹음직스러운 식품의 홍수 속에서 정말 먹어도 좋은 식품을 골라낼 수는 없을까? 육군 기술 연구 소강을 지낸 식품공학박사 장건형씨는 다음과 같은 두가지 비결을 가르쳐 주고 있다.
첫째, 믿을만한 회사의 제품을 골라 써야한다. 정체 불명의 유령 회사 이름을 붙인 제품일수록 믿을 수가 없으며 큼직한 회사의 경우엔 식용색소의 사용 여부가 소극적이나마 검열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너무 진한 색깔의 식품은 먹지 말 것. 식용 색소라 해도 「아직까지」 독성이 발견되지 않았을 뿐이지 먹어서 이로운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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