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대회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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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 장쯔이(가운데)가 스노슈잉 경기에 나서 신나게 달리고 있다. [평창=김성룡 기자]

지적장애인들의 축제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세계대회 경기 일정이 시작됐다. 알파인 스킹과 크로스컨트리 스킹을 시작으로 7개 종목이 30일 첫 경기에 들어갔다.

 가장 열기가 뜨거웠던 곳은 스노슈잉 경기가 열린 알펜시아 바이애슬론센터였다. 기록 측정 경기가 열린 오전 11시 이곳 온도는 영상 2도였다. 쌀쌀한 날씨 속에서 아프리카 소국(小國) 지부티에서 온 자마 마흐디 누르(37)는 반소매 옷을 입고 경기장에 섰다. 지부티는 전 세계에서 평균기온(30~40도)이 가장 높은 곳에 속한다. 경기장에 모인 관중 200여 명은 선수들의 선전에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용평리조트 메가그린에서 시작된 알파인 스킹 대회전 기록 측정 경기엔 49개국에서 온 선수 100여 명이 설원 위에서 땀을 흘렸다. 용평에서 차로 40분 떨어진 강릉 실내빙상장에선 피겨스케이팅 경기가 열렸다.

 오후 3시 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스페셜올림픽 선수들과 비장애 파트너가 함께하는 통합스포츠체험(Unified Sports Experience) 행사는 관중의 눈길을 끌었다. 유명인과 스페셜올림픽 선수가 함께 경기를 치르는 통합 스포츠체험은 이번 대회 슬로건인 ‘투게더 위 캔(Together We Can)’ 정신을 구현하는 상징적인 이벤트다.

 이번 대회 글로벌 홍보대사를 맡은 영화배우 장쯔이(33)와 농구스타 야오밍(33·이상 중국)이 스노슈잉 경기장에 나타나자 분위기는 최고조가 됐다. 장쯔이는 제법 열심히 눈밭을 달렸지만 2m29㎝의 장신 야오밍은 스노슈를 신고 뒤뚱거렸다. 함께 뛴 4명 중 꼴찌로 바통을 넘긴 야오밍은 “중국 남부에서 자라 눈 위를 달려본 적이 없다. 색다른 경험이었다. 스페셜올림픽에 참가해 영광”이라며 소감을 밝혔다.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43)도 이날 지적장애인 선수와 짝을 이뤄 400m 계주 경기에 나섰다. 출전을 제의받기 전까지 스페셜올림픽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는 그는 “지적장애인들이 스포츠에 도전한다는 사실에 감동을 느꼈다. 눈밭에서 함께 뛰면서 이들에 대해 좀 더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평창=강기헌·김민규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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