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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조될 인천항만|서해 제일 항구의 꿈과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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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항만의 하역능력은 그 나라의 경제상을 잴 수 있는 측정기. 따라서 산업 한국을 이룩하려는 당국의 노력중에는 자원을 받아들이고 또 내보내는 항만시설의 확충이 큰 비중을 차지하여 왔다.
이의 구체적인 표현으로 나타난 예의 하나가 지난 1일부터 착공한 인천제2「도크」 건조.
57억원의 예산을 들일 제2「도크」가 계획대로 완성되면 연간 하역능력이 지금의 1백42만「톤」에서 4백79만「톤」으로 껑충 뛰는데다 화물양육비와 수송비가 연 8억원씩 절약된다는 건설부의 설명이 흐뭇하긴 하지만 의욕과 현실이 잘 조화되어 나갈지는 의문.
초년도의 예산이 1천4백만원에 불과하여 기초작업이나 하도록 된 것을 계산한다면 앞으로 남은 4년간은 연평균 10억원 이상이 집중되어야 하는데 이것이 과연 예정대로 되어갈지가 가장 큰 난제이며 2만「톤」급 선박이 드나들게 하기 위해서는(「도크」가 완성된 후) 연간 5천만원에서 1억원까지 드는 지금의 준설비가 2억원으로 배증되는 것은 물론, 항만의 바닥을 깊이 팔수록 가장 자리의 토양이 더욱 무너져 내린다는 기술적 난점도 생각해볼 문제다.
바닥이 얕은 인천내항에서 하역능력을 높이려고 여러가지 기술적 난점을 안고 애쓰는 정부당국의 의도와는 달리 광활한 앞바다의 자연적인 수심을 이용, 잔교를 건설하여 손쉬운 하역을 해보자는 계획이다. 이름하여 「민·플랜」-인천조선에 의해 추진되고 있는 이 계획은 월미도에서 바다로 향해 8백「미터」의 잔교를 들이밀어놓고 다시 북쪽으로 4백「미터」를 더 나아가자는 합리적인 방법.
조수간만의 차가 10「미터」나 되는 인천항에서 바다로 멀리 뻗쳐나가 조수의 영향을 받지 않고 선박을 잔교에 대도록 하자는 「민·플랜」은 63년 3월 미국의 조력수리관계의 권위인 MIT 대학의 공공공학수리학 교수 「A·T·이펜」 박사, 미 육군공병 조력수리학위원회 전위원장 「클래어런스·F·위커」씨 등 7인의 실지답사단에 의해 세워졌던 것. AID차관 4백50만불(추진중)을 포함한 총소요예산 8백50만불을 계상하고 있는 「민·플랜」은 인천 조선의 순수한 민간자본으로 3개년에 건조될 예정.
이 잔교가 완성되면 1만「톤」급 이상의 선박 2척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게 되며 연간 하역능력 1백80만「톤」으로 제2「도크」가 완성된 후에는 인천항의 전하역능력을 6백59만「톤」이라는 엄청난 숫자로 끌어올리게 된다. 인천조선은 잔교의 제1차계획이 끝나는대로 인천시 북단에서 제1잔교를 향해 거대한 제2잔교를 건설, 현인천항과는 완전히 다른 호상의 제2항을 만들 꿈도 꾸고 있다. 남은 것은 정부의 차관지불보증뿐.
중부 한국의 관문 인천항의 개발은 약 1세기전부터 일본에 의해 멋대로 설계되고 대륙침략의 발판으로 임시방편적으로 손질만을 보아야 했기 때문에 현대적인 항구로 모습을 갖추기에는 이미 형태가 일그러져 있는 실정.
월미도와 인천시 사이를 육교로 이은 후에는 자연적인 바다의 흐름이 막혀 조수에 실려온 흙이 퇴적하여 연중무휴의 준설작업을 불가피하게 만들었다. 또 방조제의 무작정한 축제는 퇴적한 흙이 항외로 다시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고질마저 낳아 준설량을 무겁게 하기만 했다.
이러한 인천항의 실정에서 제2「도크」가 완성된다해도 제일 먼저 닥쳐오는 난관은 대형화물선을 끌어들이기 위한 준설작업-사실상 준설비의 부담을 빼내면 제2「도크」 완공후에 오는 순수한 이익이 얼마가 되려는지? 「민·플랜」을 입안한 관계자들이 인천항을 어항으로 놓아두고 창세기이래 수심을 변함없이 간직해온 월미도 앞바다에 새로운 항구를 건설하라고 했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해류의 힘을 입어 수심이 변함없고 심한 조수에도 전혀 해를 입지 않는 잔교를 구축하여 서해 제일의 항만을 마련하려는 인천조선의 계획이 정부의 강력한 뒷받침을 얻어 실현되는 날, 이땅에 신문화를 받아들이던 제물포의 기백을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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