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0의 요즘…] '조인스닷컴'에 비친 네티즌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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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5060은 요즘'이 이렇게 많은 관심을 끌 줄이야. 특히 네티즌들은 사이버 중앙일보(joins. com)에서 모처럼 활발한 토론을 벌였다. 방가방가, 누구든지. 네티켓만 지킨다면.

#2 '참여'란 좋은 것이다. 무력감을 벗기에도,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데도, 사회와 이웃에 기여하기에도. 사이버 세상이나 현실 세계 가릴 것 없이. 5060도 얼마든지.

"우리 아버지 그런 느낌 안 들도록 잘 해드려야겠습니다. 사랑해요 아버지!"(goejia07)

"아버님들 죄송합니다. 그래도 우리를 믿어주세요. "(ozzywow)

지난 16일 '5060은 요즘…(상)'이 나가자 네티즌들은 중앙일보 인터넷신문인 조인스닷컴(www. joins. com) '나도 한마디'게시판에 이날 하루 동안에만 4백건 가까운 의견을 올리는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난 대선 때 찬반 의견이 빗발쳤던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반응과 맞먹는 수준이었다.

5060은 오늘의 우리 사회를 이끌어온 원동력이니 의기소침하지 말고 힘내라는 위로와 함께 지금까지의 잘못된 우리 사회의 모순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5060부터 엄중히 반성해야 한다는 질책도 쏟아졌다.

"정곡을 찔렀다"(hepss)며 공감하는 사람이 있었는가 하면 "세대 간의 갈등을 부추길까 염려스럽다"(younys-j)고 걱정하는 독자도 있었다.

네티즌들은 5060과 2030의 세대 갈등이 생각보다는 크지 않으며 지금부터라도 세대 간의 화합을 위해 국민이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고 건설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에 의해 낡은 세력이라고 매도 당하는 것이 억울하고 허탈하다는 네티즌이 많았다.

'antiwar'는 "기성세대는 지금의 젊은 세대를 키워온 세대이지, 부정과 부패에 물든 세대가 아니다"며 "이런 세대가 수구세력으로, 매국노로, 부패한 세대로 매도를 당했으니 허탈감이야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5060의 피와 땀으로 일궈진 나라라는 사실도 부정하는 것 같다"(mtsman)며 섭섭함을 나타내기도 했다. 'egugu'는 "어른을 존경하는 우리 나라의 미덕이 사라진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젊은층 중에는 5060세대의 이 같은 박탈감에 공감을 표시하고 위로하는 격려문을 올리는 사람도 있었다.

30대인 'kimadult'는 "실망하지 말고, 주저앉지 마십시오. 여러분은 우리의 아버지요 어머니입니다. 적극적으로 당신들의 목소리를 높이십시오! 인터넷을 못하면 발로 뛰어 다니고 당신들의 자녀들을 올바르게 가르치십시오"라고 말했다.

아버지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소신껏 투표했다는 'kaymoon'은 "제발 새로운 바람이 5060세대를 실망시키지 않도록 당선자님 잘해주세요"라고 부탁했다. 5060은 현대 한국사회의 원동력이었다는 데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었다.

'freefog'는 "한국전쟁과 광원.간호사들의 독일 진출, 베트남전, 중동 진출 등은 5060세대를 실용적으로 담금질시켰다"며 "눈부신 경제 발전의 주역들에게 염치없는 부탁이지만 젊은 세대들을 잘 지도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 'dksv'는 "경험을 통해 검증된 논리를 갖춘 장년세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며 그들의 입장이 결코 가볍게 여겨져서는 안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에 부패와 모순구조를 만들어온 장본인일 수도 있는 5060은 이를 반성하고 젊은 세력들과 함께 개혁에 동참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주문도 많았다.

'nulm'은 "이들이 한국의 경제 발전을 만든 공(功)이 존재한다면, 권위주의.황금만능주의.지역주의 등을 만들어낸 과(過)도 있다"며 "사회의 온갖 악습에 길들여져 기존의 잘못을 그대로 가져가려는 5060이 현실 인식을 버리지 않는다면 언제나 늙은 인생을 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40대 중반인 'nayae'는 "기성세대들이 반성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특히 기득권 세력과 그들에게 이끌려 생각없이 살아왔던 기성세대들은 변화에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탈감만 갖지 말고 후진에게 길을 열어주는 것을 즐겁게 생각하라"(ykync)는 의견도 제기됐다. 'jds7715'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인터넷을 배우고 컴맹을 탈출해 하고 싶은 말을 하시라"며 분발을 촉구했다.

그런가 하면 2030세대도 비판만 할 게 아니라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고 남을 이해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충고도 있었다. 'sunkramer'는 "젊은 세대들이 기성세대의 허탈감을 이해하기보다는 자기들만 옳다는 식으로 공격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ulsandream'은 "무엇이 개혁인지 따져보지도 않고 새로운 것이면 무조건 개혁으로 미화하고, 변화만이 무조건 좋은 것이라고 여기는 풍조는 하루빨리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20대 후반인 'zinprodo'는 "구세대의 장점을 받아들일 건 받아들여 존중과 화합으로 잘 조합해 그 능력을 극대화하는 것이 대한민국을 위한 길이라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40대가 빠진 데 대해 섭섭해 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blackdevil'은 "2030과 5060으로만 분류하는데 그렇다면 40대는 뭐냐"고 항의했다.

이번 선거에서 약간의 세대 갈등은 있었지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게 대부분 네티즌의 의견이었다. 앞으로는 이러한 갈등을 봉합하고 국민 통합의 시대로 매진하자는 제안들이 눈길을 끌었다.

'SUNNY010KR'는 "모든 국민이 동시에 과거를 뒤돌아 볼 수 있는 반성의 기회이기 때문에, 이를 통해서 더욱 성장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lliwi'는 "젊은이들은 5060을 고리타분하고 권위적.강압적이라고 생각하고 기성세대는 젊은이들을 '어린 것들이 알기는 뭐 알아'하고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며 이제는 "서로의 긍정적인 측면을 부각하고 단점들을 보완하기 위해 모두의 노력이 필요할 때인 것 같다 "고 말했다.

한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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