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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인터뷰] 탤런트 조한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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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면

스타 배우가 되는 길은 여러 가지다. 그중 최근 배우 지망생들 사이에서 각광받고 있는 방법이 CF를 통한 우회 전술이다. '15초의 예술'로 불리는 CF에서 시청자의 눈길을 끄는 데 성공하면 일단 튼튼한 동아줄을 잡은 셈이다. 그때부턴 결정적 기회가 올 때까지 내공을 쌓으며 기다리면 된다.

차태현.김정은.전지현.김정화 등이 이 길을 무사히 걸어 스타덤에 올랐다.

그런 면에서 조한선(22) 역시 행운아가 될 요건을 갖췄다. 아직 신인 티를 벗지 못했지만 광고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모델 중 한명이기 때문이다.

2년 전 맥주 광고(OB 라거)로 처음 얼굴을 알린 뒤 자동차(SM5).이동통신(KTF).코카콜라 등 8편의 CF에 잇따라 출연한 그다. 인터넷 방송국 NGTV의 조사에서 네티즌들은 그를 '2003년에 가장 주목되는 광고모델'로 뽑았다.

이런 그를 여의도와 충무로에서도 주목하고 있었다. 가장 먼저 손길을 뻗친 곳은 참신한 인물을 찾고 있던 MBC '뉴논스톱Ⅲ'팀이었다.

"우리 프로그램에 카메오(반짝 출연 배우)로 한번 나오지 않겠나? 그런데 미안하지만 계속은 안돼…."

담당 PD의 제의를 받고 지난해 8월 초 출연한 '3일 천하'편에서 그는 시청자들에게 확실한 인상을 남기게 된다. 방송이 끝나자 방송사 홈페이지에는 "저 남자가 누구냐"는 문의의 글이 쇄도했다.

네티즌들의 폭발적 반응이 이어지자 그는 고정 출연의 기회를 잡았다. 인기가 올라감에 따라 극중 비중도 덩달아 높아졌다.

"아직 햇병아리인데 연기를 논할 수 있나요? 하지만 다행히 연기 자체는 어색하지 않아요. CF를 하는 동안에도 꾸준히 연기 수업을 받아 왔거든요. 특히 광고를 찍으면서 익혔던 표정 연기가 큰 도움이 돼요."

극 중에서 그는 터프하고 괄괄한, 또 의리로 충만한 편입생 '한선'역을 맡았다. 항상 농구공을 가지고 다니며 검도.태권도에 바둑 같은 잡기까지 못하는 것이 없다. 여기서 농구공을 축구공으로 바꾼다면 실제의 그의 모습에 근접하게 된다.

조한선은 고등학교(부천의 정명고등학교)때까지 전국적으로 이름을 날리던 명골키퍼였다. 한국 축구의 기대주 최성국이 그의 초.중.고교 시절 축구부 후배. 그는 고3 때 최성국과 함께 대통령배 축구대회에서 학교를 전국 4강에 올려 놓기도 했다.

고교 졸업 후 허리 부상을 당하지 않았더라면 지금 그는 자신의 우상인 독일의 명골키퍼 '올리버 칸'을 닮으려 땀을 흘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운명이란 그런 것이다.

한국 최고의 성격파 배우-. 그가 수정한 인생의 진로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영화는 축구와 함께 생활의 전부였다고 한다.

멀어만 보이던 이 꿈은 이제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와 있다. 하지만 더 큰 도약을 위해 최대한 몸을 낮추고 있다.

"시트콤 외에는 영화.드라마 출연 제의를 다 거절했어요. 어설픈 상태에서 큰 무대에 오른다면 미끄러져 떨어질 수도 있잖아요? 완벽한 준비를 마친 뒤 본격적으로 도전할 겁니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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