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3차 핵실험 한다면 큰 실수 저지르는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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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의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오른쪽)과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24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뒤쪽으로 북한 영변 핵시설 현황판이 보인다. [로이터=뉴시스]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안(2087호) 이후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외교가가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한·미는 유엔 결의안에 명시된 제재 방안들이 충실히 이행되는 데 주력하면서도 북한이 추가 도발 대신 대화로 나오도록 유도하는 노력도 병행하기로 했다. 현재로선 추가 대북 제재는 논의되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임성남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4일 외교부 청사에서 방한 중인 글린 데이비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만나 향후 대응 방안 등을 협의했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북한이 안보리 결의안에 반발해 ‘비핵화 포기’ 카드를 들고 나온 데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회동을 마친 뒤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고 평화와 발전의 길을 택하면 우리는 손을 내밀 의향이 있다”며 “미국은 여전히 9·19 공동성명을 이행하기 위한 진정성 있고 신뢰할 만한 협상에 대해 (대화의 문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북한이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킬 때가 아니라 한국의 새 정부와 미국의 (오바마) 재선 정부와 함께 기회를 잡아야 할 때”라며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하면 대화 프로세스를 진전시키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대북정책에 대해 그는 “가능하면 북한 문제에 개입(engagement)하고, 필요하면 (북한에) 압력을 가하는 두 갈래 정책”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또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에서 지속적인 개선 없이는 상황을 근본적으로 개선시킬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유엔 결의안 발표 당일 비핵화 포기 뜻을 담은 성명을 냈지만 미국은 아직 한반도 비핵화가 물 건너갔다고 여기지는 않는 것으로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이와 관련,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데이비스 대표는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한다면 ‘큰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란 뜻을 분명히 했다”며 “대통령직인수위가 전날 밝힌 핵실험 반대 입장처럼 지금 시점에 북한에 대해 던져야 할 메시지는 핵실험하면 안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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