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끄는??직물단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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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점차로 짧아지는 「스커트」기장과 노출되는 어깨 등 구미에서 유행되고 있다는 여성들의 의상을 그곳 여성들은 어떻게 즐기며 또 한국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그리고 한국옷감과 의상을 그곳「디자이너」들은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가를 「디자이나」박윤정<사진>양에게 들어본다. 박양은 「뉴요크」의 「메이어야·디자인·스쿨」에서 1년 간 의상 「디자인」을 연구하고 미국 각지의 의상계를 시찰한 후 지난15일 귀국했다.
현대문명에서 선진을 자랑하는 「뉴요크」에서도 의상 「모드」에 있어서는 유행의 발상지인 「파리」의 영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선 현대유럽의 산파역으로 알려진 「마담·샤넬」의 「샤넬·수트」가 여전히「새로움」으로 군림하고 있다. 종래의 각가지 요란한 색채들이 뒤섞인 무늬의「프린트」는 점차 정돈되어 사라지고 모든 천은 「체크」무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경쾌하고 산뜻한 무지로 짜여져 있다. 빛깔은 「바나나」계통의 노랑·상치색·「크림」색·감색 등 단색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서로 다른 단색 천을 「앙상블」로 대조시킴으로써 색채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한동안 복식 계를 주름잡던 각종 화학섬유들이 대부분 사라지고1백%의 두꺼운 무명과 마직물이 애호를 받고 있다.
깃은 자라목 모양의 「터틀 네크」가 많이 보이지만 역시「샤넬·수트」의 추세는 압도적이다. 소매도 통 넓은 「프랜치·슬리브」가 점차 짧고 좁은 「세팅·슬리브」로 유행한다.
조만 간에 들어 올 이와 같은 유행을 풍토와 체구가 다른 한국여성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대담하게 짧아진 「스커트」의 기장을 키가 작은 한국여성의 각선미에 직접 옮겨온다든지 목이 가늘고 긴 미국인이「터틀네크」를 좋아한다고 해서 그대로 본 따는 것은 무리한 일이다.
그러나 최고인기 속에 유행하는「샤넬·수트」는 속에 「블라우스」를 여러 가지로 갈아 입음으로써 변화 있는 차림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의 직업여성이나 학생들에게 적합할 듯하며 무지의 단색이 가진 단순한 선을 살리는 것도 .체격이 작은 한국여성에게 어울릴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동양산 옷감 중에는 인도의 「사리」지가 최고 인기지만 한국산 무지 「실크」나 양단도 상당한 애호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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