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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관창고에 쌓인 비아그라, 처리방안은

중앙일보

입력

인천본부세관이 지난해 11월부터 중국산 유사 비아그라 밀수에 대한 단속을 시작한 이후 세관에 압수되고 있는 비아그라의 양이 크게 늘고 있다.

9일 인천세관에 따르면 지난해 월 평균 2천여개의 비아그라를 압수한데 이어 올들어서 매달 1만여개의 비아그라를 압수, 지난해 11월부터 이날 현재까지 모두 11만2천300개의 비아그라(시가 8억원)를 압수했다.

이들 비아그라는 압수 이후 1천개, 2천개 단위로 한데 섞여 1봉지로 밀봉처리되기 때문에 이제는 세관창고 속에서 빛을 보지 못하는 같은 신세지만 이곳 창고에까지 오게 된 경로는 다양하기만 하다.

혁대나 양말, 담배 갑, 신발 밑창 등에 숨겨진 채 중국에서 건너오는 비아그라들은 그나마 형편이 낳은 편이다.

팬티 속에 숨겨져 운반되는가 하면 심지어 콘돔에 담긴 채 여성의 은밀한 신체부위에 숨겨져 옮겨진 비아그라도 있다.

그러나 결국 경기도 안산 시화공단에 위치한 폐기물 처리업체에서 산화(?)할 운명을 지닌 것은 세관에 압수된 어떤 비아그라도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참깨나 고추 등 농산물은 식품검사와 식물검역을 거쳐 가끔 공개매각 처리되기도 하지만, 중국산 비아그라는 발기부천 치료기능이 미국산 진품의 70% 정도라는 점만 파악됐을 뿐 의학적으로 안전 여부가 검증된 바 없기 때문에 세관은 소각처리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현재까지 세관에 압수된 11만개 가량의 비아그라 중 1만7천여개의 비아그라가 지난 5월과 9월 2차례에 걸쳐 소각 처리됐고 나머지 비아그라들도 각각의 사건이 종결되는대로 소각처리될 계획이다.

인천세관은 소각처리까지의 절차 중 혹시 발생할 지 모르는 비아그라의 유출을 막기 위해 밀봉시 비아그라 개수 세기를 3차례 이상 반복하고, 담당계장을 비롯해 2∼3명의 세관원 입회 아래 소각 장면을 사진으로 기록하고 있다.

세관 관계자는 "비아그라 밀수사범 검거 소식이 언론을 통해 퍼지게 되면 '비아그라 몇 알 얻을 수 없냐'는 농담 섞인 전화를 종종 받게 된다"며 "그러나 철저한 관리를 통해 소각처리하기 때문에 단 1개의 비아그라도 밖으로 새 나가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인천=연합뉴스) 강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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