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채굴·공정거래’ 라벨 붙어 더 빛나는 반지의 약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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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영국 왕세손 윌리엄 왕자의 부인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비의 임신 소식이 세상에 알려졌다. 지난 2011년 2월 결혼식을 올린 두 사람의 2010년 약혼식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는데 세기의 결합만큼이나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다름 아닌 그들의 ‘약혼반지’였다. 주얼리 브랜드인 가라드(Garrad)에 의해 페어트레이드 골드(Fairtrade Gold)로 제작된 이 반지는 두 사람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지난해 8월에는 패션 주얼리 브랜드 S사가 노동력을 강제 착취해 이익을 취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이 있었다. 당시 영국 언론에 따르면 1960년대 오스트리아 슈와츠의 공장 부근에서 10대 소녀들이 보석, 의류 등에 사용되는 크리스털의 조각 작품을 만드는데 대거 고용됐다. 하지만 소녀들이 당시 노동에 대한 대가를 전혀 받지 못한 것이 드러나면서 이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15세에서 18세까지의 소녀들은 주로 가죽끈에 크리스털을 끼우는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어트레이드 골드로 제작된 첫 작품이 레드카펫을 통해 화려하게 데뷔했다. 외신에 보도된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한 해외배우 콜린퍼스의 아내 리비아퍼스가 페어트레이드 골드 주얼리를 착용한 모습. 오른쪽 사진은 2013년을 맞아 스톤헨지가 출시한 페어트레이드 골드로 만들어진 커플링. 반지 안쪽에 공정거래와 공정채굴이라는 뜻의 ‘Fairtrade’ ‘Fairmined’ 라벨이 새겨져 있어 희소가치를 높인다.

 이 두 가지 사례가 공통적으로 시사하고 있는 바는 바로 ‘페어트레이드’다. 공정거래라는 뜻의 이 단어는 제품 그 자체가 아닌 윤리적 소비에 주목하는 세계적인 소비 추세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주얼리 브랜드 스톤헨지가 2013년을 맞이해 출시한 커플링의 밴드 안쪽에는 ‘Fairtrade’와 ‘Fairmined’라는 듀얼 라벨이 새겨져있다. 공정한 방법으로 채굴된 금을 이용해 노동자에게 정당한 임금을 지불하며 반지를 제작했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이 라벨은 공정거래 인증심사기관인 FLO-CERT이 엄격한 기준으로 심사해 부여하며, 공정거래·공정채굴 라벨이 붙은 금은 그 생산-공급 과정에 대한 투명성을 보장받게 된다. 스톤헨지가 사용한 페어트레이드 골드는 다른 제품에 쓰이는 금과 구분되어 생산되므로 일반 금보다 금액이 높을 뿐 아니라 그 제작 과정도 까다롭다. 현재 공정거래 인증을 받아 제품에 듀얼 라벨을 부착하고 있는 기업은 스톤헨지와 스타벅스, 러쉬 등 세 브랜드가 유일하다.

 윤리적 채굴로 얻은 금이 빚어낸 스토헨지의 이번 커플링은 총 200쌍이 한정 출시돼 더욱 가치를 높인다. 최근 아이돌 가수 제시카-크리스탈 자매를 모델로 기용한 스톤헨지는 내달 1일부터 3월 14일까지 페어트레이드 골드 커플링을 구입한 고객 50명에게 1부 다이아몬드를 증정하는 파격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박지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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