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라이벌 신한·우리, 농구도 앙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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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두 감독의 미묘한(?) 관계 이전부터 양 구단은 라이벌이었다. 여자프로농구 6개팀 모두 모기업이 금융업이지만 유독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경쟁구도가 심하다.

 2006년 신한은행이 조흥은행을 합병한 이후론 총자산 규모에서 엎치락뒤치락 중이다. 작년 11월 말 기준으로 신한은행이 총자산 258조원으로 우리은행(256조원)을 밀어내고 2위로 올라섰다. 은행권 자기자본 규모는 신한은행 20조원, 우리은행 18조원이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개인금융보다는 기업금융에 주력한다는 점도 비슷하다. 두 은행 관계자는 “그룹 윗선에서는 ‘기업대출이나 입찰경쟁에서 상대에게 밀리면 어떻게든 뺏어오라’고 할 정도”라고 입을 모았다.

 기업 간 라이벌 의식은 고스란히 농구코트로 옮겨졌다. 우리은행은 최근 4시즌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2005년 겨울리그 이후 2006 겨울리그까지 3연속 우승한 전통 명문(1958년 창단)이고, 신한은행은 프로스포츠 사상 통합 6시즌 연속 우승했지만 맞대결에서 지면 팀 분위기가 확실히 처진다.

 임달식 신한은행 감독은 “라이벌 의식을 체감한다. 감독은 죽어난다. 정말 은행 대란”이라고 했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도 “처음 (신한은행) 코치를 맡았을 때 스트레스가 대단했다. 선수 때 이상 압박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우리은행의 한 관계자는 “맞대결에서 패하면 그룹에서 무언의 압박이 내려온다”고 했다. 신한은행에선 “우리은행의 견제가 더 심한 것 같다. 감독·코치(전주원)에 이어 개막전 장내 아나운서까지 뺏어갔다”고 했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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