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까지 파문 캐나다판 킬러사건|「뮌싱거」사건의 대법관·의회조사위의 보고 전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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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캐나다」판「킬러」사건을 조사해 오던「뮌싱거」사전조사 위원회는 지난 25일「뮌싱거」의 전력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뮌싱거」가「피에르·세비너」전「캐나다」국방차관과 성 관계를 맺은 일이 있음을 표면화시킴으로써 앞으로「캐나다」정계에 큰 파란을 일으킬 것 같다.
카르뎅 법무상의 증언 내용은「디펜베이커」전수상하의 각료 몇 명이 소련간첩「게르다·뮌싱거」와 동침하고 정부 기밀을 누설했다는 것. 오래된 일이고「뮌싱거」란 여인도 죽었다니 별로 문제화하고 싶지는 않지만『보수당이 하는 일은 대게 이런 식』이라는 투의 대야당 공격이었다.
이에 그렇지 않아도 사사건건 여당과 대립하고있던 보수당이 거세게 반발,『증거를 대라』고 일제히 반격했다. 게다가 죽었다던「뮌싱거」마저 버젓이「뮌헨」의 나이트클럽을 드나들고 있는가 하면「빌트짜이퉁」CBS 등의 기자들과「인터뷰」까지 가져 변명에 급급함으로써 어느 쪽이 옳은가 전혀 예측하지 못하게 했던 것이다.
그「인터뷰」이면에 수천 달러의 금전이 오갔다는 풍설까지 낳게 한「뮌싱거」회견내용은-.
16세부터 3년간의 자기의 꽃다운 청춘을 소련 사람들이 망쳐놓았는데 어찌 소련간첩 노릇을 할 수 있었겠느냐는 것.「세비니」전 국방차관 등 일부「캐나다」전 각료와 친교는 있었으나 그 이상의 일은 결코 없었다고 말하는「뮌싱거」는『남자가 매력 있는 여성을 쫓아가는 건 당연한 일이 아니냐』알쏭달쏭한 질문도 잊지 않았다.
또한「오타와·저르」지 기자가「뮌싱거」의 전 남편「마이클·뮌싱거」를 만났을 때 그는 이 사건의 여주인공「게르다·뮌싱거」가「칼리닌그라드」(주=폴란드 접경의 소련령) 태생이며 그녀와 이혼하게 된 이유는 미국이 그녀의 입국을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편「뮌싱거」와 관계했다고 폭로된「세비니」전 국방차관은 부인과 딸이 동석한 기자회견에서 창백해진 얼굴에 온몸을 부르르 떨며『빌어먹을 놈의 모략』이라고 펄펄뛰었다. 자기와「뮌싱거」와의 사이는 지극히 사교적인데 불과했고 만난 것도 서너 차례에 지나지 않으며 그녀가 간첩이라고는 결코 생각지 않는다고 말하는「몬트리얼」의 귀족「세비니」의 얼굴엔 초조한 빛이 가시지 않았다고.
이리하여 구성된 두개의 조사위원회-그 하나가 W·F·스펜선 대법관 지휘하의「뮌싱거」사건 진상조사위원회이며 다른 하나가 의회 자체 내의 7인 조사위원회-가 25일 1차적인 보고를 통해 정년 서독에 돌아간「뮌싱거」가 동·서독에서 매음 및 좀도둑 행위로 당국의 처벌을 당한 일이 있으며「캐나다」의 전 일부 각료와 성 관계를 맺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밟혔다. 그러나 아직 그녀가 소련과 접선한 증거는 잡지 못했다고 보고했다.
이러한 보고가 있은 직후 아직도「뮌헨」에 살고있는「뮌싱거」는『미친 소리』라고 일소에 붙이며 이 보고의 전부가 사실과 다르다고 맹렬히 부인하는 것을 보면 아직 이 사건의 진상은 오리무중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의석의 과반수 미달로 과감한 정책 수행에 곤란을 느끼고 있는 현 자유당 정권과 롤백의 기회만을 노리고있는「디펜베이커」전 수상 영도하의 보수당이 앞으로도 이 문제에다 당의 운명을 걸어놓고 필사적인 공방전을 전개해갈 것은 틀림없다. <전충림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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