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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관왕묘 미나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향긋한 미나리의 향취는 봄맞이 미각의 입김이다. 뭣보다 싱싱한 맛이 좋다. 보기에 막막할 것 같으나 씹어보면 너무 연하지도 않고 딱딱하지도 않게 사각사각 씹히는 미나리다. 우리나라 어디를 가든지 미나리는 자란다 .습지는 미나리의 고장이다.
남원의 관왕묘 미나리는 미나리의 왕이다. 그것은 지나치게 크거나 많이 생산되기 때문이 아니다. 향기가 좋고 속이 찬데다 알맞게 씹히는 경학도가 말해준다. 특이한 것은 빛깔부터 달랐다. 다른데서 나는 미나리는 줄기에 붉은 색을 약간 띈 것이 보통.
그러나 시원하도록 푸르기만 한 이 미나리는 언제나 시들지 않고 그대로 있을 것만 같다.
여름철 한철만 빼놓고 춘·추·동 세 계절을 통해 남원을 찾는 외래객들의 구미를 돋운다. 미나리는 강회·전·나물·싱건지로 요리된다. 그 중에서도 강회는 일품이다. 쇠고기를 익혀 약 5『센티』가량씩 썰어서 당근이나 표고버섯을 갈아넣고 한 뭉치를 만들어 살짝 데친 미나리로 묶는다.
이 강회가 쟁반에 놓이고 옆에 초장이나 고추장이 놓일 때는 이미 군침이 돈다. 술안주로 이보다 나은 것이 또 어디 있으랴.<남원=장성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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