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 탈출, 싸고 큰 새집 여기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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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올해 서울·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이 줄어 전세난 우려가 크다. 사진은 5월 입주 예정으로 경기도 수원시 정자동에 짓고 있는 3400여 가구의 SK 스카이뷰. [사진 SK건설]

올해 전세 만기가 돌아온다면 전셋값 걱정을 좀 해야 할 것 같다. 지난해까지 서울·수도권은 4년째, 지방은 8년째 전셋값이 뛰었는데 올해에도 뛸 가능성이 크다. 수요에 비해 공급(신규 입주 물량)이 부족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조인스랜드부동산 조사 결과 올해 전국에서 아파트 16만9968가구가 새로 입주할 예정이다. 최근 10년간 가장 적은 물량이다. 지난해(18만1433가구)보다 7% 정도 준 수치다. 반면 수요는 늘고 있다. 집값이 오를 것 같지 않자 전세 수요자가 대부분 집을 사지 않고 전세로 눌러앉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산업연구원도 올해 아파트 전셋값의 경우 서울은 2.5%, 수도권(경기·인천)은 2%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서울·수도권 전세 수요라면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올해 서울 신규 입주 물량은 1만2650가구로 지난해(2만700가구)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서울에서는 재건축 이주가 본격화하고 있어 전세시장이 불안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수도권도 신규 입주 아파트가 7만2500가구로 지난해보다 2만여 가구나 줄어든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직후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서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멈춰 서고, 신규 분양시장이 얼어붙은 탓이다.

 부동산컨설팅업체 나비에셋 곽창석 사장은 “전세 만기가 돌아오는 세입자라면 신규 입주 물량이 몰린 지역의 입주 아파트를 적극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새 아파트는 전세 물건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전셋값이 보통 주변 시세보다 싼 편이다. 빈집이어서 이사 날짜를 맞추기에도 수월하다.

 서울에서는 동대문구와 용산·동작구 등지에 신규 입주 아파트가 몰려 있다. 강남구 도곡동 진달래1차 등 강남권(서초·강남·송파구)에서도 재건축 단지나 보금자리주택이 입주하지만 소규모 단지이거나 의무거주기간이 있어 전세난 해소에는 큰 도움이 안 될 것 같다. 시기적으로는 3월(1168가구)과 4월(2661가구), 9월(2042가구)을 노려볼 만하다.

 수도권에서는 고양(9195가구)·김포(6692가구)·용인(7284가구)·수원시(6992가구) 등지에 입주 단지가 몰려 있다. 김포 한강, 수원 광교 등 수도권 2기 신도시에서 올해에도 입주가 이어진다. 전용면적 84㎡형의 경우 한강신도시는 현재 1억3000만~1억5000만원, 광교신도시는 2억1000만~2억5000만원 정도에 전셋값이 형성돼 있다. 광교신도시 일등공인 박선호 사장은 “신도시 특성상 입주가 한데 몰려 있어 입주가 본격화하면 전셋값이 다소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에서는 부산·울산·대구 등지에 입주 물량이 많다. 부산에선 기장군 일대 정관신도시에서만 5000여 가구가 새로 입주한다. 새 아파트는 등기부등본이 없어 임대차(전·월세) 계약 때 주의해야 한다. 분양계약서와 실제 소유주가 일치하는지, 분양권에 가압류가 없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등기가 안 난 상태라도 사용승인이나 준공검사를 마쳤다면 전입신고(확정일자) 할 수 있다.

 전입신고 뒤 주소지를 다른 곳으로 옮겨서는 안 된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김진태 상담위원은 “새 아파트는 등기 후 대출 문제로 집주인이 주소지를 옮겨줄 것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주소지를 옮기면 전·월세 보증금을 지킬 수 없으니 요구를 들어줘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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