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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재고 사상 최대…보리도 풍년 시름

중앙일보

입력

쌀이 남아도는 가운데 보리도 재고가 급증하고 있다. 식생활이 변하면서 덜 먹기 때문이지만 수급을 감안하지 않고 전량 수매해 소득을 보전해주자 보리 재배면적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농림부는 1일 연말 보리 재고를 22만4천t으로 추정했다. 이같은 재고는 사상 최대 규모다.

올해 보리 생산량은 겉보리.쌀보리.맥주보리를 합쳐 38만3천t으로 지난해(22만7천t)보다 69% 늘었다. 그런데 1인당 연간 보리쌀 소비는 1970년 37.3㎏에서 지난해 1.6㎏으로 급감했다.

소주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보리도 94년 최대 13만4천t에서 지난해 6만여t으로 줄어든데 이어 올해는 4만2천t에 머물 전망이다.

정부는 보리의 계약재배 면적을 올해 9만6천㏊에서 내년에 8만2천㏊로 줄일 계획이지만 농민들은 정부의 전량 수매를 믿고 보리 재배를 계속 늘릴 것으로 보인다.

농협 관계자는 "보리 재배를 줄이도록 행정지도를 하지만 농민들은 '일단 심으면 내년에 선거가 있는데 정부가 안 사주겠느냐'는 분위기"라며 "보리 재고를 보관하는 비용만 연간 1백억원에 이르는 등 농협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철근 기자 jcom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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