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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치열한 대암 전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암은 당신을 노리고 있다. 기분 나쁜 이야기이지만 이것은 엄연한 사실. 암의 저격권은 광범해서 영세의 탄생아로부터 백세의 최고령자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노리는 대상이 된다. 암에 관한 한 『설마나야 괜찮겠지』라는 낙관은 허용되지 앓는다. 특히 암이 가장 즐겨 노리는 것은 40세 이상의 연령층. 가정에서는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한창 바빠지고 사회에서는 중요한 일을 해야할 나이가 되면서 암이 즐겨노리는 대상이 된다는 것은 참으로 얄궂은 일. 더구나 암은 가장 무서운 사신이다. 그렇지만 암으로부터 살아날 단 한 가닥의 길이 있다. 이른바 조기 발견에 의한 조기 치료. 아무리 악착같이 노리고 있다 해도 당신은 암을 이길 수 있는 것이다. 때 마침 당신이 암을 이기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지난 9일 대한 암 협회가 정식으로 발족을 보았다. 이 계제에 「인류 최후의 적」이라는 암은 어떤 질병이기에 그다지 무서우며 그것을 완전히 정복하기 위해서 어떤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나, 그리고 조기 발견은 어떻게 해야 가능하며 조기 치료법엔 어떤 것이 있나 등등, 당신을 노리는 암을 똑바로 볼 수 있도록 여기 연재물을 마련해 봤다. <과학부>
인간의 지혜가 우주의 저쪽에까지 뻗치고 있는 오늘에도 땅 위에는 해결돼야만 할 숱한 일들이 풀리지 않은채 쌓여 있다. 그중 가장 두려운 인류의 적은 해마다 5백만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는 암이다. 「인류 최후의 적」이라는 암은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3만의 목숨을 뺏어가고 있지만 그 정체는 여전히 비밀의 「베일」속에 깊이 감추어져 있다.
2차 대전 이후 세계의 대암 전쟁은 날로 활발해져가고 있다. 정부는 의학 연구의 최고 비중을 여기에 집중시키고 있으며 그에 따라 태어난 민간 기구들은, 필사적일 만큼 대규모의 운동을 벌이고 있다.
▲미국=지난 한해동안 30만의 희생자를 낸 것으로 추산되는 암은 심장 질환 다음가는 미국인의 큰 사망 원인. 2분에 1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암을 정복하기 위해 이미 법제화가 돼있어 50년의 역사를 가진 대암 협회는 2백만의 회원을 가지고 전국에 3천개의 지부를 갖고 잇다.

<2분만에 1명 꼴로 미서 한해 30만 사망>
웬만한 도시에는 모두 암 진단 병원이 있어 중년 이상의 환자에겐 무료로 암 진단까지 해주게돼 있다.
정부는 l억2천만「달러」를 국립 암 연구소에 내주고 있고 매년 4, 5월의 대암 운동 기간 동안엔 우표 발행, 회원의 가두 모금 등으로 4천만「달러」가량이 모아진다. 가장 연구와 치료 및 계몽이 잘돼 있어 암 환자 3명 중 1명은 치료되고 있다.
▲일본=일본 최대 신문인 「이사히」에 본부를 둔 대암 협회는 해마다 암「실」을 발행하는 등 전국적으로 많은 기금을 모으고 지역별 지부 및 「매스콤」을 대거 동원한 계몽 사업이 활발하다.

<소련서는 집단 검진 33년전에 국제 암련>
정부는 30억원(일화)의 예산을 암 연구에 쏟아 넣고 있으며 민간 기구로 암 연구소와 부속 병원이 있어 매년 9만의 목숨을 앗아가는 암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기타=우주 여행과 같이 암 정복에서도 미국과 경쟁하고 있는 소련은 매년 30세 이상의 여자, 35세 이상의 남자를 집단으로 검진, 64년까지 연인원이 10억에 이르렀다 한다.
이러한 선진국의 대암 투쟁은 여러 나라에 번져 l933년엔 「제네바」에 국제 대암 연맹 (UICC)이 태어났다..
자금은 세계보건기구(WHO)의 산하 단체로 된 이 기구는 4년마다 총회를 열고 수시로 학술 회의를 소집하며 세계적인 대암 운동을 지휘하고 있다.

<대한 암협 발족으로 시급한 범국민 계몽>
이러한 세계적 흐름에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지난 9일 창립된 것이 대한 암 협회다. 4년전에 이미 준비 위원회를 구성했으면서도 발족하지 못했던 이 협회는 본사 이병철 사장의 재정적 후원 아래 비로소 햇빛을 보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암 운동은 범국민적 계몽이 제일 급하다는 관점에서 임시 사무실을 본사 과학부에 두게 되었다. 「아사히」신문사에 대암 협회가 있는 일본의 경우와 비슷하게 된 셈이다.
뒤늦게 나마 우리도 대암 투쟁의 자세를 갖추게는 되었다. 그러나 해마다 희생되고 있는 3만명씩의 동포에게 밝은 빛을 주기에는 몇몇 개인만의 힘이란 너무 약하다.

<막연한 공포증은 환자의 목숨 끊고>
암은 확실히 무서운 질병이지만 일찍 진단을 받아 일찍 치료를 받으면 뜻 밖에 쉽게 나을수도 있다.
미국의 경우 암 환자의 3분의1이 목숨을 건지고 있는 만큼 『암에 걸리면 그만』이라는 막연한 생각은 금물이다. 대부분의 국민이 이처럼 막연한 암 공포증에 걸려 있는 우리의 경우 가장 급한 일은 이들에게 암 조기 발견의 혜택을 알려주는 일이다.
또 우리는 아직도 암의 발생과 사망에 관해 이렇다할 통계조차 얻지 못한 실정이다. 중년이상의 전 국민이 암의 위협을 다시 인식하여, 암 협회 회원이 되는 날 우리는 정확한 통계아래 조기발견·조기 치료의 혜택을 입을 수 있고 암 정복의 문턱에 이르게 될 것이다. 【차회는 정체 불명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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