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도 브랜딩 가꾸기 추격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국내기업 중 외국에 가장 잘 알려진 브랜드는 단연 삼성이다. 브랜드에 일찍 눈을 떠 오랫동안 꾸준히 관리해 온 결과다.

삼성은 한번에 수억달러씩 드는 여름 올림픽의 톱 스폰서를 마다하지 않는다. 국내외 골프.승마대회는 물론 박세리(골프).이형택(테니스) 등 세계적인 선수를 발굴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실속을 챙긴다. 박세리가 한 번 우승할 때 1억달러 이상의 광고효과가 나는 것으로 삼성측은 추산한다.

삼성 브랜드는 그러나 일류만을 강조한 나머지 '감성이 부족하다'는 반응을 얻기도 한다. 수수한 생활 현장을 등장시키는 광고를 많이 한 것도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이다. 따뜻한 정(情)을 느낄 수 있는 브랜드로 키우고 싶어하는 것이다.

태평양은 '여성을 위하는 기업'이란 이미지를 꾸준히 쌓고 있다. 여성을 배려하고 여성문화를 이끄는 대표기업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전하려고 한다.

올해부터 유방암재단에 기부금을 내고 수익금의 일정 비율을 기증하는 것도 장기 브랜드 전략에서 나왔다.

태평양은 또 기업이미지 통합을 통해 회사 이름을 내년부터 '아모레퍼시픽'으로 바꾸는 청사진을 마련해 다양한 홍보.마케팅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태평양의 서경배 사장은 "아모레퍼시픽을 세계적 명품 브랜드로 키우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며 "글로벌 명품 브랜드 매장들이 몰려 있는 미국 뉴욕에 아모레퍼시픽 브랜드의 깃발을 다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태인샤니그룹의 파리크라상은 고급 이미지의 '파리크라상'과 대중적 이미지의 '파리바게뜨'를 두 축으로 키워 창립 10년 만인 86년 베이커리업계 1위에 올랐다.

토종 브랜드이면서도 프랑스 파리를 연상케 하고, 광고.제품.디자인 등을 여기에 맞추는 브랜드 전략으로 신선한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심어줬다.

파리크라상의 김영덕 사장은 "생크림 케이크.생크림 소프트.바게뜨 빵 등 히트상품을 잇따라 쏟아내는 제품력으로 브랜드 힘을 키웠다"고 말했다.

국내 커피시장에서 1위를 지키고 있는 동서식품은 '동서커피문학상' 등의 행사를 통해 맥심 브랜드의 이미지를 가꾸고 있다.

유한킴벌리는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을 통해 환경을 가꾸고 보전하는 기업의 이미지를 다졌다. 84년부터 10개 프로그램으로 시범림을 조성하고 있는 이 캠페인을 통해 4백50만평에 5백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초코파이를 판매하는 동양제과는 '정(情)'을 내세운 캠페인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다져가고 있다. 94년부터 98년까지 전국 5백84개 초등학교의 2만여조 책걸상을 무료로 교체했고, 99년부터는 '열린교실'이란 주제로 초등학교 교실을 바꿔주는 캠페인을 하고 있다.

이종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