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스리그] 바르셀로나, 리옹에 극적인 승리

중앙일보

입력

후반 48분. 정규시간이 다 지난 로스타임. 2-2상황에 리옹의 공격력은 불이 붙어있었고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주심이 휘슬을 불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16강 진출의 실낱 같은 희망을 위해선 무조건 이겨야 했던 리옹은 마지막 코너킥 찬스에서 골키퍼까지 공격에 가담 시키는 필승을 보였다. 하지만 공은 리옹 선수의 머리에 맞고 바르셀로나 보나노 골키퍼의 손에 잡히고 말았고 손을 떠난 공은 2~3번의 패스로 텅 빈 상대 골 문안으로 들어갔다.

FC바르셀로나(스페인)가 화끈한 공격축구로 중무장하고 나온 리옹(프랑스)에 3-2로 진땀 승리를 거뒀다.

바르셀로나는 24일(한국시간) 2001-02 유럽챔피언스리그 F조 올림피크 리옹과의 경기에서 후반 로스타임때 헤라르드가 골키퍼도 없는 텅 빈 골 문을 향해 공을 차넣어 3-2의 승리를 지켜냈다.

이로서 바르셀로나는 4승 1패 승점 12점을 확보하면서 레버쿠젠(독일)과 승점에서 동률을 이뤘으나 골 득실에서 앞서 1위를 지켰고 16강 진출도 확정 지었다.

경기는 이겼지만 바르셀로나는 찜찜하고도 개운치 않은 승리였다. 바르셀로나는 전반 수세에 몰리면서도 9분 클루이베르트와 18분 히바우두의 골로 2-0으로 앞서 나갔다.

어차피 지면 탈락인 리옹은 2골이나 뒤진 상황 속에도 전혀 위축됨이 없이 관중이 가장 원하는 줄기찬 공격축구로 바르셀로나와 맞섰다. 그러나 리옹이 철옹성 같은 바르셀로나 수비벽을 뚫기엔 역부족처럼 보였고 실제로 문전 앞에서 허둥대다 기회를 번번히 무산시켰다.

그러나 후반전이 시작되면서 리옹의 공격력은 극에 달했다. 리옹의 지칠 줄 모르는 공격에 바르셀로나는 점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고 공 한번 잡아 보지 못하고 걷어내기 급급했다.

결국 바르셀로나의 철옹성 같은 수비벽은 후반 20분 뚫리고 말았다. 리옹의 쥬닝요가 센터서클 왼쪽에서 강하게 찬 볼이 골키퍼 몸 맞고 흐르자 뤼엥빌라가 머리로 받아 넣어 한 골을 만회했다. 한 골을 넣자 분위기는 완전히 리옹쪽으로 넘어갔고 바르셀로나는 히바우두와 엔니케까지 빼면서 지키기로 나섰다.

하지만 이미 불붙은 리옹의 공격력은 한 골에 만족하지 못했다. 후반 42분 네글의 25m짜리 중거리 슈팅이 아깝게 빗나간 뒤 1분 후 다시 네글이 슈팅 한 볼이 골키퍼 몸 맞고 흐르자 달려들던 카리에르가 차 넣어 2-2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역전을 위해 리옹은 후반 종료 직전 얻은 코너킥을 골키퍼까지 총 동원시키며 사력을 다했지만 역습에 휘말려 상대에게 텅 빈 골 문을 개방, 어이없는 실점으로 거의 다 잡았던 대어를 놓치고 말았다.

2골을 넣은 뒤 승리를 손에 넣은 듯 안일한 플레이로 상대의 공격력을 폭발 시킨 바르셀로나는 공격이 최고의 수비란 것을 새삼 느끼게 한 경기였다. 비록 리옹은 챔피언스리그에서 예선 탈락했지만 강호 바르셀로나를 맞아 시종 손에 땀을 쥐게 할 만큼 공격에 공격을 선보여 관중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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