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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높은 반공영화|「군번 없는 용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때는 6·25동란 발발 직후. 무대는 북한 땅. 등장인물 가운데 아버지와 큰아들은 반공 「게릴라」, 작은아들은 소위 「영웅」칭호를 가진 북괴 장교. 아들이 아버지를 죽이고 형제는 서로 총을 맞대고 - 이쯤 되면 소름 끼치는 동족상잔의 비극을 고발한 반공극으로선 거의 완벽한 「텍스트」다.
그러나 이 영화는 종래의 일방 통행식 반공영화에서 탈피, 「진실」과 「사상」의 틈바구니에 선 한인간의 심리적 추이를 비교적 「리얼」하게 다룸으로써 보다 높은 차원의 설득력과 비판안을 보여 준다. 그리고 군번 없이 싸우는 유격대들의 생생한 모습은 군사극으로서도 뛰어난 솜씨. 간혹 너무 많은 것을 말하려다 오히려 설명부족이 되는 경우가 있지만 문제의식에 대한 이만희 감독의 작가적 집념은 「7인의 여포로」에서 보다 훨씬 원숙을 나타내고 있다. 북괴 장교역의 신성일이 눈에 뛸 만큼 호연. - 국도서 상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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