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한국 성장 잠재력 23위· 현재 경쟁력 28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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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성장 잠재력은 세계 23위,현재의 경쟁력은 28위로 각각 평가됐다.

본지가 17일 입수한 세계경제포럼(WEF)의 '2001년 세계 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성장 잠재력은 지난해 28위에서 다섯 계단 상승했으나 조사시점의 경쟁력은 지난해보다 한 계단 미끄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핀란드는 조사 대상 75개국 가운데 성장잠재력과 현재 경쟁력에서 모두 정상에 올랐으며, 미국이 그 다음을 차지했다. 일본의 성장 잠재력은 21위, 현재 경쟁력은 15위로 조사됐다.

WEF의 올해 성장잠재력 평가는 새로운 기준에 따른 것이어서 1999년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다.

◇ 성장 잠재력 순위=향후 5년간 경쟁력 향상도를 점칠 수 있는 성장 잠재력에서 한국이 다섯 단계나 뛰었다는 사실은 일단 고무적이다. WEF는 잠재력 평가를 위해 ▶기술수준▶공공부문▶거시경제 환경 등 세가지 요소를 들여다봤다. 한국은 기술과 거시경제 환경에서는 10위 안에 들었으나 공공부문은 44위에 머물렀다. 정부의 중립성 및 부패정도.사법제도의 공정성 등을 평가한 공공부문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면 전체 순위가 껑충 뛰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기술부문에선 미국에서의 특허출원 건수 등 기술개발 노력(6위)이 좋은 점수를 받았으며,정보통신 기술(22위)은 중상위 수준으로 평가받았다.

거시경제 환경에서는 물가.금리.환율 등 주요 경제지표들이 안정적(7위)인 가운데 정부의 재정지출도 경제규모에 비해 지나치지 않은 편(16위)으로 나타났다. 국가신용도는 28위로 조사됐다.

미국은 기술경쟁력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공공부문과 거시경제 환경에서는 각각 핀란드와 싱가포르가 수위에 올랐다.

중국은 거시경제 환경(6위)에서 아주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기술(53위)과 공공부문(50위)이 발목을 잡아 종합순위는 39위에 그쳤다. 다국적 기업들의 투자 러시로 고성장을 하고 있긴 하지만 아직은 기술수준이 낮고 정치.사회제도도 미흡하다는 것이다.

◇ 현재의 경쟁력 순위=WEF는 이것을 ▶기업의 경영.전략▶기업환경 부문으로 나누어 평가했다.즉 개별 기업들의 능력과 함께 기업하기에 얼마나 좋은 환경을 갖췄는지 본 것이다. 평가 결과 한국은 전자에서 26위로 종합 순위보다 높았으나 기업환경 부분에선 30위로 부진했다.

기업환경 평가요소에는 교통.통신 등의 사회간접자본 시설.자본시장 발전정도 등이 포함됐는데, 우리나라는 특히 정부의 관리능력 등이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 구매력 감안한 국민소득은=WEF는 이번에 국가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구매력으로 환산한 소득도 내놓았다. 단순히 소득 수준만 보지 않고 그 나라의 물가수준까지 감안한 실질소득 개념이다. 이 잣대로 보면 지난해 미국의 1인당 소득이 3만3천여달러로 1위였으며, 노르웨이가 2만9천여달러로 2위에 올랐다. 일본은 2만5천여달러로 9위, 우리나라는 24위(1만7천3백11달러)로 조사됐다.

◇ WEF란=매년 초 전세계 정치.경제 지도자들을 스위스 다보스로 초청,'다보스 포럼'을 개최하는 단체로 널리 알려져 있다. 전세계 1천개 기업으로부터 후원을 받아 세계 경제 관련 연구.조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71년 설립됐다. 79년부터 매년 세계경쟁력 보고서를 발간해 왔는데 이 보고서는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국제경쟁력 연감'과 쌍벽을 이룬다.

올해 보고서는 미 하버드대의 제프리 삭스.마이클 포터 교수 등과 공동으로 각종 통계자료와 주요 다국적 기업 경영자 등 전세계 4천6백여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해 작성했다.

주정완.윤창희 기자 jw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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