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첫 여성 부총장’박명진 교수 정년퇴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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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박명진

서울대 역사상 최초의 여성 부총장 박명진(65) 언론정보학과 교수가 내년 2월 30여 년의 교수생활을 마치고 정년퇴임한다.

그는 27일 중앙일보와 전화통화에서 교수생활 중 인상깊었던 순간으로 지난 1월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새내기 대학’을 꼽았다. 그는 “얌전한 줄로만 알았던 서울대생들이 그렇게 잘 놀 줄은 처음 알았다”며 “선배없이 신입생들끼리만 모인 행사에서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발랄하게, 자연스레 소통하는 모습이 신선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2010년 7월 부총장에 올랐다. 재임 중 ‘새내기 대학’을 개최하고 국내 대학 최초로 인권센터를 설립했다. 그는 “여교수에게 부총장을 맡긴 건 학교로선 모험이었을 것”이라며 “여성임을 의식하지 않고 일하려 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박 교수는 부총장으로서 서울대 법인화 과정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지켜봤다. 그는 당시 법인 전환에 반대한 교수·학생들과 논쟁한 일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박 교수는 “당시는 힘들었지만 길게 보면 서울대에 도움이 되는 과정일 것”이라며 “법인 서울대가 발전하려면 탄탄한 정부 지원과 자율성이 모두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퇴임 후 계획에 대해선, “논문심사 등으로 학교를 떠난 뒤를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며 “젊은 세대에 도움이 되고 보람도 느낄 일을 찾아볼 생각”이라고 했다.

서울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한 박 교수는 프랑스 파리 제3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1980년부터 서울대 신문학과(현 언론정보학과) 교수로 근무했다.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장·중앙도서관장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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