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때 과학 선행 학습보다 영어 완성이 우선이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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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등학교가 대부분 겨울방학에 들어갔다. 학부모들은 자녀 성적이 오르길 바라는 마음으로 사교육 시장을 기웃거리느라 바쁘다. 특히 초·중·고등학교 신입생이 되는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마음은 더욱 분주하다. 영어·수학·과학·논술·비교과 등 자녀 교육에 대한 궁금증도 다양하다. 12월 한 달간 디스쿨에 올라온 질문을 토대로 강남지역 학부모들이 궁금해 하는 점과 그에 대한 답변을 정리했다.

전민희 기자

영어

영어유치원을 졸업하고, 영어 학원에 다니고 있는 초등학교 4학년 아이입니다. 무리한 수업 때문인지 영어를 싫어하고 있어요. 학원을 그만둬야 할 지 고민입니다.

지금 학원을 계속 다니면 영어 과목에 아예 흥미를 잃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잠깐 학원에서 벗어나 마음껏 영어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주는 게 어떨까요. 영어를 학습이 아니라 재밌게 즐길 수 있게 만들어 줘야 하거든요. 엄마가 집에서 아이와 함께 좋아하는 책을 고르고, 영어 책 읽는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가장 좋습니다. 영어 책 읽는 학원에 보내는 것도 한 방법이겠네요.

텝스

예비 고1 남학생 엄마입니다. 외국에서 살다 와 수학진도가 다른 아이들보다 늦습니다. 이과를 가려고 해서 수학과목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인데, 영어 텝스를 준비해야 할 지 고민입니다.

지난해 저도 같은 고민을 했습니다. 이과 진학을 염두에 두고, 수능 문법만 시켰더니 영어기초체력이 떨어져 내신 성적도 하락했습니다. 수학 과목을 중점적으로 하더라도 텝스·토플과 같이 영어 인증 시험을 꾸준히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영어 실력이 기본적으로 있을 테니, 한 달에 한번 씩 시험만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감(感)을 익혀 별다른 준비 없이 꾸준히 점수가 상승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수학

수학 학원에 다닌 지 3개월 된 예비 중2입니다. 수학 교재 한권으로 끝까지 진도를 나가는 것과 단원별로 개념·심화를 배우는 것 중에 뭐가 더 효과적인 학습 방법인지 궁금합니다.

심화학습을 반드시 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개념을 익힐 만큼의 충분한 문제풀이는 필수입니다. 한 가지 종류의 교재로 선행학습을 하는 것 보다 기본적인 교재로 진도를 나가고, 앞에 배운 과정은 좀 더 난이도가 높은 문제집을 활용하는 게 효과적입니다. 8나 응용·심화와 9가 개념학습을 함께 하고, 9가 응용·심화와 9나 개념학습을 함께 하는 건 어떨까요. 수학은 예습보다 복습이 중요한 과목이라는 거 잊지 마세요.

과학 

이과 진학을 목표에 두고 있는 예비 중2입니다. 과학 선행 학습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습니다. 과학고 목표가 아닌데도, 꼭 필요한가요. 중2 겨울방학 때 시작하면 너무 늦는 건 지 걱정입니다.

예비 고1 자녀가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는 실험 위주 학원에 다니면서 과학을 좋아했습니다. 중1 때부터 물리·화학 등 주 1회 3시간 씩 수업 듣더니, 과학을 어려워하고 싫어하게 됐어요. 아이 수준에 맞지 않는 수업이 진행된 게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과학탐구 과목은 예비 고1 때 시작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과학교사인 친구도 중학교 때는 영어 완성해 놓는 게 더 중요하다고 하더군요.

스펙 

특목고에 진학하는 예비 고1입니다. 주변에서는 내신 성적만 신경 쓰라고 하는데, 어떻게 스펙을 쌓으면 좋을까요.

진로에 맞는 스펙을 준비해야 합니다. 자녀가 특목고를 졸업해 어떤 대학교 무슨 학과에 진학할 건지 정하는 게 우선이죠. 자기소개서는 지원학과에 대한 한편의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지 여부가 핵심입니다. 다른 학생들 따라서 토플·텝스·한국사인증시험·한자능력검정시험 등을 무분별하게 준비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에요. 자신의 진로와 관련된 활동을 선택해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율고 

자녀가 휘문고에 합격하면, 사교육도 학원에 개설된 휘문고반을 다니는 게 유리할까요. 지금은 동네 학원에서 선행학습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학원이 아이와 맞으면 옮길 필요 없습니다. 특히 2월 달까지는 학원 자율고반도 특별한 커리큘럼을 갖고 운영하는 건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3~4월이 지나서는 학교별로 개설된 반에 들어가는 게 좋습니다. 학교별 진도나 내신에 대비해 같은 학교 학생들과 수업하면서 범위나 일정을 맞추기가 유리하거든요.

비교과

기숙사가 있는 특목고에 가게 된 예비 고1인데요. 중학교 3년 동안 한 오케스트라 활동을 계속 이어갈 지 고민입니다.

저희 아이도 중·고등학교 때 모두 오케스트라 활동 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만족해요. 특히 기숙사가 있는 학교라면 아이가 학교생활을 즐겁게 할 수 있게 돕는 것도 중요하거든요. 봉사활동과 연결시키면 비교과 스펙으로 활용할 수도 있고, 선·후배와 돈독한 정이 쌓여 학교에 적응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대입

내신 2.5등급을 받는 예비 고3입니다. 저희 아이처럼 내신이 중상위권인 아이는 어떤 방법으로 대학의 문을 두드려야 하나요. 입학사정관제 전형은 어떤가요.

이번에 입시를 치렀습니다. 입학사정관제 전형은 학교마다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몇 개 대학을 간추려서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광범위하게 여러 대학을 준비하는 건 에너지 낭비입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잘 생각한 뒤 결정해야 해요. 입학사정관제 전형으로 수시 6개를 쓰면 그 과정에서 수능 준비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자기소개서 쓰는 8월부터 면접 보는 10월까지 수능 흐름이 깨져요. 수시에서 불합격하면 정시에서 희망도 없어지는 거죠. 수시에 원서를 넣어도 떨어진다는 생각으로 수능을 준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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