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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품평 우등생 전북 쌀값은 전국 평균 이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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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농도(農道) 전북은 ‘쌀의 명가’다. 전북 쌀이 품질평가 대회에서 내리 몇 년째 ‘대한민국 최고 브랜드’로 뽑혔다. 하지만 좋은 품질에도 불구하고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다. 생산량이 넘치는 데다 홍보마케팅 전략이 허술한 탓이다.

 최근 농수산식품부·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주최한 ‘2012 고품질 브랜드 쌀 평가’에서 전북 쌀 3개가 선정됐다. ‘방아찧는날 골드(김제 이택RPC)’ ‘철새도래지쌀(군산 제희RPC)’ ‘옥토진미골드(군산 회현농협)’ 등이 ‘톱 12’에 들었다. 다른 지역에서는 전남 4개, 충북 2개, 경북·경남·충남이 각각 1개씩 포함됐다.

 그동안 전북 쌀은 품질평가 대회를 싹쓸이해 왔다. 지난해에는 탑마루골드라이스·상상예찬·무농약지평선싼·방아찧는날·못잊어신동진 등 5개가, 2010년에는 철새도래지쌀·상상예찬골드·큰들의꿈·익산순수미골드라이드·옥토진미골드 등 5개가 고품질 브랜드에 올랐다.

 하지만 전북 쌀은 가격 면에서 크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20㎏ 한 가마에 소비자 가격이 옥토진미골드 5만2000~5만4000원이며 철새도래지쌀은 6만~7만5000원, 방아찧는날골드 5만8000원이다. 경기미의 경우 대형마트·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대왕님표 여주쌀’은 9만여원, ‘안성맞춤쌀’은 9만9000원에 거래가 되고 있다. 전북 쌀이 품질은 최상급인데도 정작 가격은 경기미보다 3만~4만원이나 뒤지고 있는 것이다.

 브랜드 쌀이 아닌 일반쌀도 타 지역 쌀보다 시세가 낮다. 통계청 자료(12월 5일 기준)에 따르면 전북 쌀은 80㎏ 한 가마에 16만9324원으로 경기쌀(19만1040원)·강원도쌀(19만8444원)보다 2만~3만원이 싸며, 전국 평균(17만3672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전문가들은 전북 쌀 공급량이 수요를 크게 웃도는 구조적인 요인을 원인으로 꼽는다. 전북에서는 지난해 68만t, 올해는 62만t의 쌀을 생산했다. 이 가운데 도내 소비는 30%에 그치고, 나머지 70%는 서울·수도권 등에서 팔린다. 전북 쌀이 타 지역 대형마트 등으로 넘어가면서 평가 절하를 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자체의 부족한 홍보마케팅 역량도 문제다. 경기도는 쌀을 포함한 지역 농산물 판매를 위해 ‘브랜드 마케팅팀’을 따로 갖추고 있다. 한 해 예산도 52억원이나 된다. 전북도의 쌀 홍보 예산은 2억여원에 불과하다.

 성신상 전북도 농수산국장은 “매년 170여억원을 들여 쌀의 생산부터 수확까지 철저하게 관리한 결과, 최고 수준의 품질을 확보했다”며 “앞으로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홍보 마케팅에 치중해 전북 쌀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 제값을 받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랜드쌀 ‘톱 12’ 어떻게 뽑았나

고품질 브랜드 쌀 평가는 10개 기관으로 구성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시행한다. 쌀 생산지 등을 가리는 블라인드 테스트 방식으로 평가를 진행한다. 전국 1800여 개 브랜드 중 각 시·도의 추천을 받은 40개를 대상으로 전문가·소비자들이 맛·향 평가, 현장 실사 등을 거쳐 최종 12개를 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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