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뚝이 2012 ①스포츠] 손연재, 리듬체조 첫 올림픽 결선 … 갈채 받은 노메달 여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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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올림픽 스타들과 달리 손연재(18·세종고·사진)의 목엔 메달이 없었다. 그래도 가장 돋보였다. 손연재는 런던 올림픽 리듬체조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개인종합 결선(10명)에 진출했고, 당당히 5위를 차지했다.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를 통해 스포츠 ‘감상’에 눈을 뜬 한국인들은 다시 한번 예술성 짙은 스포츠에 매료됐다. 손연재는 한국갤럽에서 실시한 ‘2012년을 빛낸 스포츠 선수’ 설문조사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손연재는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시선에 “메달리스트들에게 갈 관심이 내게 몰리는 것 같아 미안하다”고 겸손해했지만 종목에 대한 자부심만큼은 대단했다. 샐러드와 과일 위주의 식단에 극한의 유연성을 요구하는 훈련. 손연재는 “가장 힘들지만 가장 아름다운 종목이 리듬체조”라고 설명했다. 동유럽의 텃세가 상당했던 종목에서 스스로 벽을 무너뜨린 10대 소녀에게 세계 리듬체조계가 열광했고, 우리 국민도 뜨겁게 반응했다.

 당당한 올림피언 손연재의 도전은 새해에도 계속된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과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향해 뛴다. 메달이 목표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리듬체조 불모지인 한국에서 조금씩이라도 발전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는 그의 말처럼, 손연재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 손연재의 도전에 박수를 보내는 까닭이다.

손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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