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선거운동에 들떠|명패 떼어버리고 꽃다발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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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선거가 한해 앞으로 다가서자 정가의 예비층들도 해토를 맞은 듯. 「한국 민주 사회주의 연구회」는 15일 하오2시 낙원동 사무실에서 강좌를 갖는데 이곳에 나오는 연사들은 이동화 서민호 김성숙 정화암씨 등 혁신가의 얼굴들.
이 연구회의장인 양일동씨는『오래 동면하던 우리 연구소는 민주사회주의 이념의 체계화와 보급을 위해 새 사무실을 마련하여 일을 시작했다』고 말했는데 이날 강좌에 참석하는 서민호씨는 14일 신한당을 창당하는 전 민중당 강경파와 결별을 선언하고『시대적 요청에 의해 민주 사회주의를 이념으로 하는 제2의 신당창당』을 선언한 것으로 미루어 이 강좌는 창당작업의 전주임이 분명.
공화당 소속 의원들은 이달로 접어들면서 눈에 띌 정도로 내년의「총선」을 위한 포석에 신경을 쓰고 있어 당과 원내간부들은 국회 운영에 골치를 앓고 있다.
백10개의 의석을 가진 공화당이 최근에는 매일 40∼50명 정도 출석하는 형편이며 반수는 지구당에 내려가 있어 성원미달 아니면 의결정족수 미달로 본회의 의사진행이 중단되는 등 엉망.
이래서 보다 못한 김종필 당의장은 소속의원들에게 두 번이나 서한을 내어 『국회 일에 충실해 줄 것』을 종용하는가 하면 원내 총무단은 『결석의원들의 명단을 그날그날 적었다가 박 총재가 귀국한 후에 보고하여 혼을 낼까하는 생각도 있다』고 고충을 털어놓기까지.
신한당과 민중당내 준 강경파「서클」인 명정회와의 관계는 퍽 미묘한 상태. 신한당이 발기인 대회를 갖는 15일 아침 명정회는 대회장에 커다란 축하꽃 다발을 보냈으나 발기인대회 준비 위원들은 꽃다발에 붙여진 명정회란 명패를 떼어 없애고 꽃다발만 단하에 세웠다.
그런가 하면 명정회「멤버」인 고형곤·진성하·함덕용 세 의원이 축하인사를 나왔다가 『민중당을 탈당하지 않은 X들은 나가라』라는 발기인석의 호통에 봉변을 당했다.
함 의원은 나가라는 소리가 들리자 곧장 자리를 떴고 고·진 두 의원은 못들은 체 하고 계속 버티고 있었는데 자민계의 고창식씨는『해위 선생(윤보선씨)이 오기 전에 빨리 내보내. 야단나기 전에 빨리 나가도록 하란 말이야. 명정회 저희들이 없으면 신한당이 안되나?』고 호령, 호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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