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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풍 이는 소 문단|반항작품 홍수에 망명까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톨스토이」「도스토예프스키」등 거성을 낳은 소련문단의 일각이 차츰 공산주의이념에 거역하는 행위를 「자행」하고 있어 「크렘린」당국의 골치를 썩히고 있다. 그 하나가 소위 「반항 작품」을 밀수출했다는 죄목으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안드레이·시냐프스키」와「포리·다니엘」의 피소사건이며 다른 하나가 생각지도 못했던「제 칠 병동」의 작가 「발레리·타르시스」의 미국 망명사건이다.
「크렘린」당국으로서는 소련 안의 모든 작가들을 하나로 묶어 마음놓고 조종하려는게 목적이겠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닌 듯. 그래서 이번 「시냐프스키」와 「다니엘」의 공판에서도 그들이 어느 정도 자신의 죄과(?)를 인정하고 잘못을 뉘우치는 기미가 보이면 관대히 처벌했을는지 모른다는 것이 서방측의 의견이었다. 그러나 피고들의 항변인즉 자기들의 작품을 가명으로 서방세계에 출판한 것이 무슨 죄가 되며 그 결과로 인해서 자기들이 반소활동을 저지른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말인즉 옳지만 정치문제가 관련된 소련재판에서 처음이라고 볼 수 있는 피고의 무죄주장이 다른 사람 아닌 작가의 입을 통해 나왔다는데 소련정부는 놀라고 당황한 듯.
앞으로 이들에 대한 선고결과가 궁금하지만 엎친 데 덮친 격으로「타르시스」망명보도는 「크렘린」을 공경의 도가니 속에 집어넣었다. 한술 더 떠「타르시스」는 『공산사회가 그대로 하나의 엄청난 정신병원이며 가면을 벗기면 경찰「파시즘」그대로다』라고 「크렘린」을 공격. 한때 정신병자 취급을 당해 반소 혐의에 대해 무죄판결을 받았던 그의 예를 보면 예의 두 작가도「정신병자니까 무죄」의 결과를 가져올지 모르지만 주심 판사가『그들의 죄목이 형법70조에 명기되어 있다』고 말한 것을 보면 막중한 형량이 가해질 것 같다. <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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