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문제 내과처방-「호놀룰루」미 월 「올·스타」회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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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북폭의 뇌관에 불을 붙인지 만l년 되는 지난 2월7일(한국시간=8일 상오5시)진주만을 굽어보는 미 태평양지구 사령부에서 열려 3일간 계속된 「존슨」·「키」동남아전략회의는 공동성명을 통해 공산침략에 대항해 싸우면서 평화를 모색하겠다고 다짐함으로써 역사적인 막을 내렸다. 1944년의 「루스벨트」·「맥아더」태평양최고전략회의를 방불케하는 「매머드」「호놀룰루」대 전략회의 결과는 당초 예상한대로 월남전의 극적인 광전을 위한 새로운 군사조치가 취해지지 않았음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번 회담이 끝나는 것과 거의 때를 맞추어 「존슨」미국대통령이 「험프리」부통령을 월남에 파견, 「사이공」에서 속 「호놀룰루」회담을 열도록 명령한 것은 이번 회담의 주제가 된 월남농촌재건과 경제적·사회적 개선을 통해 「베트콩」이 발 붙일 수 있는 온상을 깡그리 일소하려는 미국정부의 결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장장 37일간의 북폭 중지를 하여도 공산월맹을 협상의 탁자로 끌어오는데 실패한 미국정부로서는 확전 외는 다른 길이 없겠으나 북폭도 벽에 부딪친 감이 없지 않고 또한 이것만으로 「베트콩」을 모조리 때려잡을 수도 없는 노릇인지라. 「고·딘·디에」정면의 부패를 밑거름으로 하여 자란 「베트콩」을 안으로부터 때려잡을 수 있는 농촌재정, 경제안정이란 고전적 정치이론의 방향에 중점을 두지 않을 수 없게 된 것 같다.
「호놀룰루」회담이 대단원에 접근한 8일 호지명이 상전인 중공의 양해도 없이 인도 대통령에게 평화협상에 앞장서달라고 요청하였다는 보도가 전해지고 「험프리」가 월남 외에 「아시아」6개국을 방문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고 보면 어쩌면 월남전의 입장의 문호가 극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전혀 없지도 않은 것 같다.
북폭 재개에 치솟았던 「월」가의 주가가호지명의 현상중재요청에 자극을 받아 폭락하였음은 국제정세에 대한 주가의 민감성을 반영해 주는 것이나 1백여억「달러」의 전쟁비용을 마련했다해서 전쟁을 결정적으로 승리로 유도할 수도 없고 보면 10억「달러」의 경제원조란 무기로 「베트콩」의 거점인 농촌을 재건함으로써 즉 외과치료만이 아닌 내과치료를 병행해서 월남정부의 발판을 튼튼하게 해주려는 「존슨」의 처방은 예상외의 효험을 나타내게 될지도 모른다. <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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