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틴 경제] 행정수도 진짜 옮기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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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노무현 대통령당선자가 대통령 선거 공약으로 행정수도를 충청권으로 옮기겠다고 밝힌 것을 틴틴 여러분도 기억하시죠. 행정수도란 무엇이며, 왜 현재 수도인 서울을 두고 따로 행정수도를 만들겠다는 얘기가 나오는지 알아볼까요.

흔히 수도라고 하면 한 나라의 대통령(내각제 국가의 경우 총리)을 비롯한 행정부가 자리잡고 있는 도시를 말합니다. 입법부(국회)와 사법부(대법원)의 경우 수도에 함께 있는 나라도 있고, 다른 도시에 있는 곳도 있습니다.

한 나라에서 가장 큰 도시가 수도인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나라의 서울, 일본의 도쿄, 영국의 런던, 프랑스의 파리, 이탈리아의 로마 같은 경우죠. 대부분 도시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살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집니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어떤 목적을 위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지는 도시도 있습니다. 행정수도는 대개 인위적으로 만들어진답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도시인 서울도 6백여년 전까지는 조그마한 마을이었습니다. 그런데 고려를 뒤엎고 조선을 세운 이성계는 고려의 수도였던 송도(현재 개성)에서 한양(현재 서울)으로 수도를 옮긴 것이지요.

◇왜 행정수도 이전 얘기 나올까요=서울을 비롯해 경기도.인천 등 서울 주변의 수도권에 인구 및 각종 산업이 지나치게 몰려 있기 때문입니다.

인구의 절반 가까운 약 2천만명이 전국 면적의 12%에 불과한 수도권에 모여 살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수도권에서는 인구밀도가 높아 집값도 비싸고 교통도 복잡하며 공기도 좋지 않은 등 살기가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또 5백대 기업의 82.6%가 수도권에 몰려 있습니다. 일자리도 수도권에 대부분 몰려 있는 셈이지요. 기업들이 수도권에 몰려 있는 이유는 정부의 정책 결정이 모두 서울에서 이뤄지니 기업도 정부와 가까운 곳에 자리잡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중앙정부와 기업이 수도권에 몰려 있다 보니 경제력은 물론 문화예술.체육 등 각종 사회시설까지 수도권에 집중돼 상대적으로 지방의 경제 및 생활여건이 나빠지고 있습니다. 또 그럴수록 사람들은 수도권으로 더 몰려들게 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답니다.

신혜경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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