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 동남아순방의 의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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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오는 7일부터 18일까지 12일 동안 박 대통령이 「말레이지아」·태국 및 자유중국을 순방하게되었다는 것은 이미 주지되어 있는바와 같다. 이것은 박대통령이 취임이후 세 번째로 갖게되는 우방 친선방문이다. 집권의 기간이 아직도 일천함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이 3차씩이나 방문외교를 전개하는 것은 확실히 현 정부의 특징적인 외교방식이라고 할 수 있는 것으로, 전 국민이 이에 커다란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하겠다.
64년 12월 박대통령이 서독을 방문하고 소위 「보다 넓은 세계」로의 웅비를 위하여 제1보를 내어디디었을 때, 우리국민들은 또 하나의 새로운 외교방향이 있음을 발견하고 커다란 고무를 느낀바 있었다. 서독방문이후 양국의 우의는 한층 돈독하여지고 경제적·문화적 교류 또한 이에 따라 많이 폭을 넓히게 되었다. 이것은 의심할 바 없이 성공이었다.
또 박대통령이 65년 5월 미국을 방문하였을 때는 미??유의 대 환영 속에서 양국 간의 전통적인 「우의와 신의의 가교」를 한층 공고히 하였다는 것은 아직도 우리의 기억에 새로운바 있다. 이제 금번의 박대통령 동남아순방은 「하나」의 아세아와 자기의 이웃」「조화된 아세아의 단결의 성취를 목표로 하는 것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이것 또한 많은 성과가 있을 것이 기대되는 것이다.
국제정치의 현실은 지금 부단히 변화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이 변모하는 현실 속에서 우리의 생존을 유지하려면 우리는 불가불 대외적인 교섭에 있어 침체를 지속할 수는 없는 것이다. 넓은 안목을 가지고 부지런히, 그리고 성의를 가지고 우방들과 접촉을 갖는다는 것은 우리의 국가이익의 수호를 위하여, 그리고 친교제국의 공존공영을 위하여 불가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동남아제국은 우리와 ??치보거의 관계에 있는 것으로 중공침략세력의 팽창에 대항하며 여러 면에 있어 제휴를 게을리 할 수 없는 형편에 있다. 동남아의 운명은 동남아제국이 어떠한 입장에서 어떠한 협력을 하느냐에 달려있다. 모든 것이 강대국의 움직임에 의하여 결정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경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동남아제국들이 외교의 방향을 전면적으로 미국을 비롯한 강대국에만 집중시키는 것은 결코 현명한 일이 될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이와 같은 적극적이며 다변적인 태도를 월남파병으로 실증하였다. 우리의 월남파병은 동남아의 운명결정에 우리 자신도 그 일익을 담당하겠다는 굳은 의사를 표명하는 것으로, 이 사실은 우방 여러 나라에 크게 선전되어야 할 일이라고 생각된다. 이번에 대통령이 우방제국을 순방함에 있어서도 그러한 의미에서 우리의 입장은 크게 존경을 받게될 것임에 틀림없다.
대한민국은 이미 동방의 소「은자국」이 아니다. 우리는 이제 동남아로 뻗고있으며, 나아가 세계를 향해서 나아가야 한다. 비록 오늘의 우리 형편이 경제적으로 선진국의 대열에 끼지 못한다 할지라도 이러한 상태는 영구히 계속될 성질의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러한 후진성을 우리가 탈피하기 위해서도 우리는 퇴영을 버리고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이번의 대통령 동남아순방은 적극외교·다변 외교의 명백한 표시이다. 이와 같은 우리나라의 외교방향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게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해 마지않는다. 일행의 건강과 많은 활약을 빌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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