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카드매각 불발로 시장불신 커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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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반도체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있는 외환은행이 씨티은행과의 외환카드 매각협상마저 무산됨에 따라 시장의 불신이 증대되고있다.

외환은행은 카드매각 불발로 올해 당기순이익 목표치를 대폭 하향조정했으며 금융당국과 맺은 경영개선계획 이행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외환은행은 그러나 12월 중순 외환카드 상장이 이뤄질 경우 하이닉스반도체에대한 충당금을 50%까지 적립하고도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올해말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 목표 달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당기순익 목표치 하향조정
외환은행은 외환카드 매각 불발에 따라 올해 당기순익 목표치를 당초 5천500억원에서 2천억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외환은행은 씨티은행에서 받을 수 있는 매각대금을 4천100억원으로 예상했지만씨티은행의 신규투자 중단으로 매각대금유입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외환은행이 하반기 외환카드에서 기대할 수 있는 평가익은 500억원 규모로 예상돼 매각대금과 크게 차이가 난다.

외환은행은 이에 따라 올해 당기순익 목표치를 차액만큼 대폭 하향조정했다.

외환은행은 그러나 금융당국이 강제하는 BIS비율 10% 달성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예상매각대금 유입을 기대할 수 없게 됐지만 외환카드에서 들어오는 하반기 평가익 500억원외에 외환카드 외부지분이 모두 자기자본으로 유입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상장이후 신주공모를 해 1천500억원을 외부에서 조달할 예정이어서 BIS비율 달성에는 어려움이 없다고 외환은행은 밝혔다.

외환은행은 하이닉스반도체 충당금 적립도 예상되는 업무이익(연간 1조3천억원)으로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외환은행이 갖고 있는 충당금 적립대상 하이닉스반도체 여신은 6천400억원 규모로 현재 15%에 대해서만 충당금을 쌓아놓고 있다. 외환은행은 연내 하이닉스 충당금적립비율을 50%로 높일 방침이다.

◆경영개선계획 이행 차질.시장 불신 증대
자구계획상 외환카드 매각이 상장으로 변경됨에 따라 금융당국 승인을 기다려야하는 상황이 됐지만 이보다 매각불발로 시장의 불신이 증폭됐다는 것이 외환은행으로서는 더 큰 문제다.

대신경제연구소 한정태 연구원은 "외환카드 매각이 무산됨에 따라 외환은행은 당초 목표한 순이익을 달성하거나 하이닉스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쌓을 여지는 사라졌다"면서 "외부지분, 카드사 평가익 등을 통해 BIS 비율 등 정부와 맺은 경영개선계획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을 하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 "불확실성을 털어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장 유입되는 현금이 없어진 만큼 이에 대한 시장의 불신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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