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족 투자자 2년 새 4배로 증가… 미래에셋이 ‘원조’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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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1호 22면

보험회사 영업직원 윤모(37)씨는 열혈 주식투자자다. 대여섯 종목에 투자해 수시로 매매하곤 한다. 보험 영업의 특성상 외근이 잦은 그가 사무실 밖에서도 실시간 거래를 할 수 있는 비결은 뭘까.

급성장하는 모바일 주식거래 MTS

모바일 기기로 주식 거래를 하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다. 윤씨는 “예전에는 주문을 제때 못해 손해 보기 일쑤였는데 요즘은 MTS 덕분에 커피숍에서 고객을 기다릴 때나 차량으로 이동할 때 틈틈이 사고팔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태블릿PC 등으로 아무 때나 주식 거래를 하는 ‘엄지족’ 투자자 비중이 급증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까지 전체 주식 거래량 중 MTS 거래 비중은 14.6%로 지난 한 해 8.5%에 비해 크게 올랐다. 2010년 한 해(3.5%)의 네 배 이상이다. MTS의 인기 요소는 우선 순발력이다. 객장·전화 주문은 자신이 원하는 정확한 시간에 사고팔기 어렵다. 컴퓨터로 하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도 데스크톱이나 노트북 앞에 앉아 있어야 한다.

이에 비해 MTS는 모바일 휴대기기로 증권사 MTS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이하 앱)을 내려받으면 길거리·화장실 등 어디서나 주문이 가능하다. 해외에서도 거래할 수 있다. 매매수수료가 낮은 것도 MTS의 강점이다. 증권사들은 자사 MTS를 쓰는 신규 고객에게 석 달~1년의 수수료 면제 혜택을 준다.

국내 증권업계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MTS를 처음 상용화했다. 원조인 만큼 관련 서비스에 가장 적극적이다. 이 회사가 모바일 주식거래 서비스인 ‘엠-스톡(M-Stock·사진)’을 선보인 건 2010년 2월. 누적 거래금액이 120조원을 넘어섰고 하루 평균 거래 금액이 2600억원에 달한다.

엠-스톡은 직관적 디자인과 손쉬운 조작법 덕분에 초보자들도 몇 번만 해 보면 금세 익숙해진다. 작은 화면이지만 컴퓨터의 HTS 못지않은 다양한 기능을 넣어 ‘주식 고수’들로부터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엠-스톡은 구글의 플레이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에서 증권 분야의 간판 인기 앱이기도 하다. 앱 다운로드 수 91만 건, 상시 접속자 5만5000명에 달한다.

미래에셋증권은 MTS의 인기를 바탕으로 트위터·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고객 소통 창구로 활용할 생각이다. 1만8000명의 트위터 팔로어, 2만2000명의 페이스북 친구로부터 실시간으로 의견을 들어 투자 정보를 제공하고 서비스 불만을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키움증권·우리투자증권·삼성증권 등도 MTS에 힘을 쏟고 있다. 증권사들은 MTS 관련 이벤트와 부가혜택 제공으로 고객유치 경쟁을 하고 있다. 수수료 면제·인하는 물론이고 신규 스마트폰 출시 때 일정 금액 이상의 주식 거래를 하면 통신비를 지원해주기도 한다. 모바일 주식거래가 전반적 증시 침체 속에서도 성장을 거듭하는 몇 안 되는 분야라서다. 증권사들로서는 놓칠 수 없는 미래 수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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