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가는 알아사드 정부군 시민군 기지 스커드 폭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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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알아사드

시리아 정부군이 시민군을 향해 스커드 미사일까지 퍼붓고 있다. 이 미사일은 소련 미사일을 개량한 북한제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AFP통신은 12일(현지시간) 미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시리아 정부군이 시민군에 대한 공격에 스커드 미사일을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시리아 북서부 도시 이들립에서 취재하던 AFP 기자들은 “이번 주 초 시민군이 장악한 셰이크 슐레이만 군기지 쪽에서 발생하는 강력한 폭발음을 지난 3일 동안 들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도 이날 미 백악관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정부군이 시리아 북부 소재 시민군 기지 최소 6곳에 스커드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미 당국자들은 “발사한 미사일에 화학무기가 실리지는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군사 분석가의 말을 인용해 “시리아 정부군이 발사한 미사일은 소련제 스커드 미사일을 개량한 북한제 ‘화성 6 ’형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시리아와 북한의 미사일 거래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북한에서 제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부품이 시리아로 운송되던 중 지난 5월 중간 기착지인 부산항에서 한국 당국에 적발되기도 했다. 이 분석가에 따르면 미사일은 약 820㎏의 탄두를 탑재할 수 있고 사정거리는 700㎞에 달한다. 그는 “이 정도의 폭탄을 정확히 투하하는 데는 미사일보다 공군기를 동원하는 게 낫다”며 “굳이 미사일을 쏘는 것은 정권 수뇌부가 공군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일 수 있다”고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제이 카니 미 백악관 대변인은 “시리아 정권이 국경 내에서 자국민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한다는 발상은 매우 놀랍고 위험한 일이며, 이는 완전히 불균형적인 무력 확대”라고 꼬집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시리아 정부군의 미사일 발사를 염두에 두고 터키에 대해 남부 시리아 접경지역에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을 배치할 수 있도록 지난 4일 허용한 바 있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시리아 정부군이 민간인 거주지에 ‘인간에게 치명적 고통을 주는’ 소이탄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소이탄은 건물을 불태우고 사람에게 화상·호흡기 손상 등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 HRW는 시리아 정부군이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 마을 2곳과 이들립·홈스 등 최소 4개 지역에 소이탄을 투하했다고 주장했다.

HRW는 소이탄 48개가 축구 경기장 정도의 면적에 떨어졌다며 폭탄 대부분은 소련에서 생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하일 보그다노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13일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점점 더 많은 지역의 통제력을 잃어가고 있으며 반정부군이 승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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