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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수와 그 후계자 다섯 유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아데나워」 전 수상은 87세의 노구를 이끌면서도 정권을 후계자 「에르하르트」 부수상에게 넘기려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에르하르트」가 지도자로서의 「자격」이 없다는 것이었다. 보통 유아독존의 강력한 집권자란 「자기가 아니면 안된다」는 일종의 과잉사명감 또는 하나의 망집 때문에 이따금 종신집권을 기도한다.
거기에는 추종자가 있을 뿐 좀처럼 대적할 사람이 나타날 수 없기 마련이다. 다음에 주요각국의 노원수와 후계자의 다섯 가지 유형을 살펴본다. [조사부]

<장총통과 자유중국>후계 선정권 가져|장자 장경국이 유력
78세의 장개석 총통은 지난 3월, 부총통이자 국민당 부총재인 진성이 사망함으로써 다시금 그 후계자를 선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현행정부 안에서의 최고 실력자는 그의 장자 장경국(국방상)으로 지목되고 있으나, 전기 두 개의 공석을 장개석 자신이 어떻게 메우느냐에 따라 후계자의 계위가 판명된다고도 볼 수 있다.
중화민국 총통의 임기는 6년이고 명년 3월에 총통 선거가 있을 예정인데, 지난 25일 장총통의 4선 출마 호소가 국민대회 대표협회의 한 집회에서 결의되었다.

<드골과 프랑스>거목 밑엔 약졸 뿐|퐁피두 계승 어려울 듯
12월5일 실시된 대통령 선거에서 「드·골」대통령이 과반수 득표 미달로 선거에 이기지 못했다는 것과 2차 결선 투표에서 비록 승리는 거두었지만 그것이 신승(55%)이었다는 사실 등은 「드· 골」 영도체제에 대한 커다란 도전이 아닐 수 없다.
보도와 같은 비상대권에 절대적 하원 해산권을 쥔 「드·골」대통령에 대항한 「프랑솨·미테랑」후보가 45%의 표를 획득하였다는 사실만을 가지고도 앞으로의 불란서의 최고권좌가 「드· 골」의 직계인 「퐁피두」 수상에게 계승되리라는 전망은 희박해졌다.
원래 거목 밑에는 잡초만이 우거진다는 말이 있듯이 「드·골」대통령의 그늘 밑에서 자란 「풍피두] 수상이 다음 정권을 계승하려면 앞으로 7년「드·골」대통령 재임기 중의 그의 활동여하에 다소 기대해 봄직도 하다.

<호지명과 월맹>사후 공백이 문제|지압장군 등에 물망
76세의 호지명 대통령이 과거 폐병을 앓았다는 설은 있지만, 그는 현재 건강하다.
중·소 논쟁에서 초연하면서도 중·소 양편의 지원을 동시에 받고 있다는 것은 공산진영에 있어서의 호지명이 차지하는 지도적 지위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호지명 사후에는 인지전쟁에서 공이 컸던 국방상 「보·구엔·쟘」장군과 현수상「팜·반·동」 등이 계승하겠지만 친중공·친소계로 분열할 가능성과, 적어도 17도선 이남에 있는 「베트콩」에 주는 정신적 허탈을 보상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티토와 유고>헌법조항도 유보|3선 금지 제한 안 받아
「유고」의 집권당인 공산주의자동맹이 영도하는 연방의회는 63·4 신헌법 제정에서 대통령의 3선을 금지하였지만 「티토」대통령은 물론 그 제한을 받지 않는다.
「티토」는 적극적 중립주의를 표방하지만, 중공 노선을 공격하면서 대내적으로는 폭넓은 경제의 자유화를 지향한다.
당년 63세의 「티토」대통령은 아직 원기 왕성하다. 부통령 「알렉산다르·란 코비치」(56)는 별로 물망에 안 오르지만, 공산주의 이론에 정통한 연방의회 의장 「에드와르드·카르델리」(55)와 유능한 행정가인 수상 「페타르·스탐블리치」(53) 등은 후계자로 지목된다.

<모택동과 중공>상하가 모두 노쇠|체면주의 변질 불가피
집권 15년에 중공 고위지도층은 완전히 노쇠해졌다.
모택동(72) 의 후계자로 알려진 국가주석 류소기(69)나 수상 주은래(67) 등도 모택동 당주석을 추종하고 보좌하는 동안 스스로도 노약해지고 보면 후계자로서 제3계위층 마저 물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중공의 권력구조가 제3계위층에다 상당히 힘을 기울인 좋은 예로서는 당부주석이 5명, 행정부의 부수상이 16명이란 것. 현재 제3계위층 중에서 가장 각광을 입은 후계 준후보는 당총서기 등소평(62)이다.
한편 「대국체면주의」도 모택동의 사후에 있어서는 상당히 변질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것은 중공이 제아무리 교조적 공산노선을 고수한다 하더라도 소련에서 보는 바와 같이 역사의 흐름에는 거역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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