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동호회] 현대차 울산공장 애견동호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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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회사 단위에서 애견동호회가 생긴 건 여기가 처음일 겁니다."

매주 일요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은 개들의 천국이 된다. 바로 애견동호회 회원들이 데려온 견공(犬公)들 때문이다.

애견동호회는 지난해 11월 개에 관심이 많은 직원 20명이 모여 결성했다. 처음 주변에선 '개고기 사랑 동호회'가 아닌지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했다.

회원은 아직 적은 편이지만 면면은 매우 다양하다. 1백여마리를 키워본 '개박사'에서부터 개에 관심은 많지만 막상 키워보지 못한 '얼뜨기'까지. 회원들이 갖고 있는 개들도 종류가 여러 가지다. 진돗개.셰퍼드.삽사리.콜리.셔틀랜드 쉽독.메리칸 코커 스패니얼.퍼그.골든리트리버.마르티스.시추.푸들….

하지만 회원들의 공통점은 역시 개에 대한 사랑이다. 이들은 그동안 궁금했던 개에 관한 정보를 교환하면서 서로 어색함을 푼다. 개를 키우면서 쉽사리 놓칠 수 있는 방역 관리 등의 계획도 같이 짠다.

회장을 맡고 있는 생산관리3부 박인로(35)씨는 "개는 사람과 똑같아요. 아니 어떤 면에서는 사람보다 낫죠. 사랑을 준 만큼 반드시 되돌려 준답니다"라고 말했다.

요즘 같은 영하의 혹한기에는 장소가 마땅치 않아 공장 주변의 야산에서 개들과 함께 뛰는 것으로 모임을 대신하고 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미스코리아 대회'처럼 최고의 견공을 뽑는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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