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 아시아나 사활 건 구조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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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항공업계의 불황속에 국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살아남기 위해 '마른수건 짜기' 를 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경기침체로 비행기 승객이 크게 줄고 기름값과 환율 불안으로 최악의 경영실적을 기록한데다, 최근 미국 테러사건이 겹쳐 경영환경이 더욱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항공업계는 ▶항공기 처분▶인력 감축▶비수익 노선 운항 중단▶투자 동결▶국내외 지점 축소▶신규채용 중단 등 통상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할 때 사용하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들어 A300과 MD-82기종 등 2대의 비행기를 팔았다. 현재 팔거나 임대하겠다고 내놓은 비행기는 B747 4대 등 무려 11대에 달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 비행기들을 빨리 처분하고 싶지만 세계 유수의 항공사들이 '너도 나도' 매물을 내 놓아 잘 팔리지 않는다" 면서 "제 값을 받으려면 팔리지 않고, 그렇다고 헐 값으로 팔 수도 없어 고민" 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2백20명의 대졸신입사원을 뽑았으나 올해는 30명으로 줄일 계획이다. 현재 일하고 있는 직원도 명예퇴직 등으로 내보내는 마당에 많은 인력을 채용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1백30명의 임직원들을 명예퇴직시켰으며, 연말까지 3백70여명을 더 내 보낼 예정이다.

또 항공편 운항 중단으로 국내 30개 지점 중 12개를 없앴으며, 앞으로도 국내외 지점들을 통폐합할 방침이다.

아시아나항공도 올해 B767과 A321 등 2대의 비행기를 1억8천만달러에 팔았다. 아시아나는 연말까지 들여오기로 한 2대와 내년에 예정된 6대의 항공기 중 일부를 위약금을 물더라도 조기에 반납할 예정이다.

아시아나는 서울~예천 등 국내 5개노선과 서울~LA 등 미주노선을 감편하거나 운항중단할 예정이다. 아시아나 전략경영팀 장복상부장은 "지난 3월부터 비용.투자.자산을 절약하는 '3절 운동' 을 하고 있다" 면서 "유동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 말했다.

아시아나는 ▶지난해 70명의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했으나 올해는 뽑지 않으며 ▶올해 예정된 2천8백60억원의 투자비 중 이미 집행한 1천8백9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동결키로 했다.

김동섭 기자 don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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