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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대통령 당선 [마르코스]씨의 달갑잖은 유산…밀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옥중에서 변호사시험에 응시, 수석합격하여 세상을 놀라게 한 [필리핀]의 준재는 구멍뚫린 국고를 땜질할 [급선무]를 안고 대통령 취임을 서두르고 있다. 12월30일 [마닐라]만의 절경을 굽어보는 [루네타·에스플라나데]서 취임선서를 하여 정식으로 대통령관저 [말라카냥]에 입궁할 [페르디난드·마르코스]는 아직은 국민들간의 열광적인 인기의 여운과 당선의 흥분에 도취되어 있지만 정권교체의 시간이 눈앞에 다가옴에따라 [마카파갈]이 남겨두고 가는 [적자재정]의 에누리없는 현실이 [마르코스]행정부의 앞날을 협박하기 시작한 것이다.
[필리핀] 역대대통령들의 정치적인 [운명]은 예외없이 밀수-이것 하나로 결정되고 말았다. 학창시절에 [복싱]·[레슬링]·사격의 만능선수였던 [마르코스]가 제일 먼저 맞붙어 싸울 일거리도 이 나라의 국민생활을 광범위하게 주름잡는 이 밀수의 방지임은 말할것도 없다. 그래서 [마르코스]는 대통령에 당선되기가 무섭게 국가세입 및 관세에 관한 특별조사단을 만들어 밀수방지의 묘안을 짜내고 있다.
그러나 [필리핀]이란 원래가 7천이 넘는 크고 작은 섬으로 되어 있어 마치 [밀수를 위한 고장]처럼 되어 [마르코스]집권중에 밀수가 뿌리뽑힐 것으로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 같다. 그렇게 되면 결국 [마르코스] 자신도 그의 모든 선임 대통령들처럼 지금부터 4년뒤에는 새로이 인기의 회오리바람을 몰고 등장할 또 한사람의 준재에게 [말라카냥]궁을 비워주지나 않을 것인지. [마르코스]는 또 예산과 국가경제에 관한 특위를 만들어 [마카파갈] 행정부가 지난 11월 대통령선거 직전에 선거자금 조달을 위해 대량 방출한 특혜융자를 샅샅이 뒤져내어 그 동경을 선언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필리핀]의 큰 기업들은 대개 미국의 미국의 대자본올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마르코스]가 대기업에 대한 특혜융자의 동결을 준비하자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 [라이프]같은 신문잡지가 [마르코스]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정치우등생] [마르코스]의 4년뒤의 [평점]은 살벌한 장애물을 어떻게-뚫느냐에 달려있다. [김영희특파원(마닐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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