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 난리를 빨리 해결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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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겨울의 복음-따스한 방은 따스한 마음을 감돌게하며 쪼들린 서민생활의 찌푸러진 주름살을 펴게 한다. 그렇지않더라도 일상 필수요 식품의 값이 올라 주부들의 살림걱정이 한결 더 늘어가고 있는 이때에 연탄마저 얻기 어려워서 아우성을 치고있는 거리의 모습은 참아 눈뜨고 볼 수 없다. 연탄이 무어길래 값을 정하지 못해 시일을 질질 끈단 말인가. 당국의 무위도 못마땅하지만 업자들의 상혼도 나무람을 받아서 당연하다.
연탄 기근을 해결하는 길은 우선 수요량을 확보하고 공장을 돌릴 수 있는 채산점에서 값을 합리적으로 정해 놓는 것이 선결이라고 본다. 당국의 말에 따르면 서울특별시의 경우 하루 2백70만개(서울 수요량 3백만개)를 만들 수 있는 1만2천여「톤」의 원탄을 매일 공급하고 있고 25만「톤」의 저탄량이 있다고 말하고 있는데, 군소업자들은 민영탄, 관영탄 할것 없이 입수하기 어렵다고 하니 그 원인이 어디 있는지 하루빨리 구명하여 공급을 원할하게 함이 화급하다. 조업 상황을 보면 4백여개소의 군소 생산공장중 약 절반이 문을 닫고, 조업중인 7내지 8개업소가 서울의 전수요량의 60%를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로써 우리가 판단하기에는 8원이라는 고시가격밑에서는 연탄생산에서도 생산원가가 덜먹히는 대공장만이 조업이 가능하고 너저분한 군소공장은 적자운영을 면하려는 점에서 부득이 생산을 중단하는 상태에 빠졌다고 판단하여도 대과없을 듯 싶다. 서울의 상태가 그러하니 전국적으로 연탄수급이 매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은 능히 짐작되는 것이다.
지난 9일 시당국과 업자측이 합의를 본 가격내용은 ①공장도에는 8원 ②배달할 경우에는 한개 50전내지 1원씩 배달료를 가산해도 무방하며 ③값을 개당 9원이상은 못 받도록 되었다는 것이다. 실질적으로 소비자는 종전보다 1원이 오른 9원을 부담하게 되었다. 우리는 그 말썽많은 연탄값이 그런 정도로 해결된 것에 안심하며 이제는 모든 업자들이 소비자이익을 생각하여 조업을 중단하는 사태는 일어나서는 안된다. 1원인상이라면 1할이 넘는 인상이다. 연탄값이 서민생활에 미치는 영향력을 생각한다면 그이상의 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하며 반면에 8원에 못을 박는데서오는 연탄 입수난은 도리어 서민만을 골탕먹인다는 결과를 숙려하여 연탄값을 가지고 이 이상 떠들썩하고 어수선한 분위기를 깨끗이 씻어야 할 것이다.
당국은 비단 서울시에만 국한시킬 것이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거의 비슷한 연탄난리가 있을것을 예상하여 아직도 늦지않으니 값이외에도 수송사정등도 고려하여 언제든지 사후대책에만 골몰하는 무위무책을 버리고 치밀한 계획을 세워야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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